06.
경계가 있다면, 아마 그것들은 각자가 굳이 만든 것일 것 같다.
규정하고 나눠야만 하는 것들이 있는 반면에, 소수의 편익을 위해 경계는 생겨난다.
어쩌면 있지도 않을 경계선에 마주 앉아 서로를 경계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보더리스 맨
07.
실이 달린 원은 구심력으로 돌아가고 나는 그 자체로 돌아간다.
실이 달린 원은 빠르다. 비록 그 방향을 모른다.
나는 꽤 느리다. 주어지는 방향 없이 힘을 얻을지도 잃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자율적이다.
그러나 빠름이 부럽다.
08.
아빠는 시를 쓰셨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의 글을 보지 않는다.
상대의 진실은 내게 무겁다.
09.
어릴 적 노트 한 권, 중에서 단 8장.
중에서 단 한 장, 그러나 고리에 아스러진 30개의 구멍.
그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