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허무를 이길 때
나는 더욱 더 거대한 침잠에 빠져든다
조팝나무가 흰 맨 몸을 자랑스레 드러내도
그 밍구스러움을 모르는 것은 오직 자신 뿐이다
잔비가 가지를 찢고
노을이 차가운 서슬을 드러낼 때
그토록 아련한 어느 별에서
나를 데려가 품어주기를
오늘도 그 무용한 기대는
의자의 발을 꺾어 나를 넘어뜨린다
에세이 <그런 엄마가 있었다> 작가. 가족, 나이듦, 복지에 대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