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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지니 Sep 27. 2023

001. I want my hat back

Jon Klassen의 <Hat Trilogy  모자 3부작>

 

I want my hat back

캐나다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던 존 클라센Jon Klassen은 『I want my hat back』으로 글과 그림을 모두 아울러 책을 내는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작가는 거침없이 표현하는 치기가 있었다. 첫 작품이라서일까?


'모자'와 관련된 소통, 욕구, 그리고 집착을 이야기하는 모자 3부작의 첫 번째 책.

이 이야기의 제목에서 빨간 맛이 난다. 책을 그냥 꽂아 놨는데도 빨간 맛이 난다. 책을 다 읽고 나도 다시 생각나고, 물어볼 수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곰아, 꼭 그래야만 했니?"


1. 눈


존 클라센Jon Klassen은 눈을 그린다. 정말 의미 없어 보이는 눈을, 아주 의미 있게 그린다. 작품 속 등장인물의 눈을 무심히 따라가다보면 텍스트에서 말하지 않은 것이 훅 하고 들어온다.

"세상에!"


첫 장을 펼치면, 무기력하게 누운 곰이 말을 한다.

My hat is gone.

I want it back.

그러나 곰은 그리 절실하지 않아보인다.


여우를 만나서,

뱀을 만나서,

토끼를 만나서,

거북이, 뱀, 아르마딜로를 만나서 같은 질문을 한다.


"Have you seen my hat?"


모자를 못 본 친구, 하루종일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어무것도 못 본 친구, 전혀 다른 것을 봐놓고 봤다고 말하는 친구, 모자가 뭔지 모르는 친구들에게 질문을 했지만, 곰은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한다.

아니, 곰이 답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찾지 못한 것이다.


곰과 서로 만나 질문과 답을 주고 받은 돌물들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눈 높이가 달라서일까, 관심이 없어서일까?


2. 기억

실망한 곰이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며 누워있을 때,

사슴이 곰을 내려다 보며 질문한다.

"What's the matter?"

사슴이 일을 내버렸다.


이 한 마디에, 곰은 누군가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빨간 모자가 생각 났다.

(Q. 누구일까요?)


3. 친구를 잃은 세계

곰이 모자를 찾았다. 곰은 풀이 뽑히고 꺽인 위에 앉아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듯 앉아 있다.

그 때 지나가는 다람쥐가 묻는다.

"Excuse me, have you seen a rabbit wearing a hat?"


곰이 모자를 찾은 건지,

토끼가 모자를 잃은 건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다람쥐는 친구를 잃었다.


다시 곰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그 모자, 정말 네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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