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윌마 Feb 26. 2024

구스타프 쿠르베, 지워지지 않는 세상을 꿈꾸다

ㅣ엉뚱하지만, 아름다운 화가의 화실


군중 속에 관능적인 누드모델은 뜬금없다. 정작 캔버스에 채워진 건 누드가 아닌 풍경이다. 화실이니 그럴 수 있겠다 싶다가도 보면 볼수록 엉뚱하다. 주위 사람들은 이런 엉뚱함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자기 앞의 생에 진지하다. 낯섦과 친숙함이 공존하는 풍경은 다수의 침묵 속에서 묘한 긴장감을 더한다.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장면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어떤 설명을 통해 이해되는 일로 정리되지 않으면 몇 날 며칠 이 장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건 현실이 아니다. 꿈이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다. 그림은 막 꿈에서 깨어 다시 꿈을 떠올리는 순간 어디쯤 관객을 세운다.

시선은 다시 화실 중앙으로 쏠린다. 아이는 그림 그리기에 몰두한 화가를 경이롭다는 듯 쳐다본다. 통통한 볼살만큼이나 궁금증이 많은 아이다.

    

“화가가 된 거야?”

“그래. 여긴 내 화실이야.”

“완전 부럽다. 수염도 멋져!”

“수염만? 파리에서 내가 제일 잘 나가.”

“이 풍경은 내가 자주 놀러 가던 계곡이잖아. 프랑슈콩테.”

“내 고향이기도 해. 시골 마을. 언제나 가고 싶어.”

“옆에 누나는 누구야?”

“아름답지? 모델이야. 누드모델.”

“멋지긴 해. 그런데 우리 엄마처럼 포근해 보여.”

“너, 엄마 보고 싶구나. 나는 비너스나 천사는 안 그려. 본 적이 없거든.”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친구야?”

“오른쪽에는 친구랑 후원자. 저 끝에 책 읽는 친구 보이지? 보들레르야. 고마운 친구지. 책벌레고. 왼쪽에는 내가 지키려는 사람들과 내가 싸우려는 사람들.”

“싸우지 마!”

“때론 싸워야 해. 없는 사람들 못살게 하는 나쁜 사람들이야. 보이지 않는 것에 영혼을 팔면 안 돼.”     


전체 내용은 아래 기사를 확인하세요.


http://www.newswell.co.kr/news/articleView.html?idxno=9460


매거진의 이전글 이응노 "동쪽에서 부는 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