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다

임권택 감독(1987) / 대한민국

by 정작가


영화 <아다다>는 계용묵의 단편 소설 <백치아다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이강천 감독의 <백치아다다>를 임권택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벙어리라는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힘든 삶을 사는 여주인공의 삶을 통해 물신화된 사회를 비판하고, 진정한 사랑의 가치가 무엇인지 일깨워주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신혜수는 작중 캐릭터에 걸맞게 1980년대 청초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은 청춘스타이다. 단발머리를 한 여배우의 이미지는 그대로 작품 속에 녹아들어 백치미가 넘치는 ‘아다다’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해 낸다.


영환은 비록 양반집의 가문이긴 하지만 쇠락한 집안에 보탬이 되고자 백치인 아다다를 아내로 맞아들인다. 처음에 아다다는 시부모와 남편에게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아다다도 비록 벙어리이긴 하지만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부엌에서 그릇을 깨트린 아다다를 두고 친정어머니가 내뱉는 말은 그런 아다다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복선으로 작용한다. 아다다의 이런 성정은 시집을 와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이런 아다다의 노력 덕분에 집안은 곤궁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아진 살림살이에 영환은 딴 데로 눈을 돌린다. 영환의 부모들이 질책하는 것처럼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격이다. 한술 더 떠 집에 여자까지 들이는 상황에서 아다다의 가련함은 극에 달한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태생적인 한계 상황은 가뜩이나 불리한 위치를 더욱더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 버림받은 아다다는 결국 친정 행을 감행하지만 그조차도 뿌리 깊은 양반 문화의 희생양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리고 만다. 그나마 수화를 하며 대화를 하고 친하게 지내던 수룡과 다시 신접살림을 차리지만 이 또한 녹록지 않다. 자신을 학대하고 버림받게 했던 원흉인 돈이 수룡이 가장 관심을 갖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다다는 돈을 벼랑 끝으로 집어던진다. 마치 자신의 운명처럼 돈은 물결 따라 유유히 흘러간다.


우리 사회에서도 태생적인 한계 상황은 여전히 커다란 벽으로 존재한다. 일찌감치 <정의란 무엇인가>가 우리 사회에 일으킨 신드롬은 이런 한계 상황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공정하게 대우받고, 사회에서 버림받는 소외계층으로 전락하는지 잘 보여준다.


아다다는 벙어리라는 태생적 한계성을 자본주의 사회에 빗대어 보자면 애초부터 가지지 못한 자는 사회적인 불구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진 자는 가진 자만의 문화가 존재하고, 자본이 인간을 구별 짓는 잣대로 자리매김한 작금의 상황은 <아다다>와 같은 태생적 한계 상황을 고착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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