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하 Apr 02. 2022

해묵은 감정과 작별하기

정리한다는 것에 대하여


사람들은 왜 미니멀리스트가 될까.

왜 심플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할까.


모두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집에 공간이 없어서, 정신 사나워서, 새로운 것을 둘 공간이 필요해서, 여유를느끼고 싶어서, 깔끔한 게 좋아보여서. 


모두 각자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유부터 찾고 하는 게 아니라, 하다보니 이유가 만들어진다에 가깝다.

이 글을 검색해서 들어온 당신이라면, 아마 이미 이런 심플한 삶에 끌려서이리라.

집을 깔끔하게 정돈한다는 것은 여유를 준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집에 있는 쓰지 않는, 오래된 것들, 또는 엉뚱한 것들을 정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묵은 물건을 정리하는 것은 집만 깨끗히 하는 것이 아니다.

남아둔 미련이나, 이뤄지지 않을 기대를 버린다는 것과도 같다. 

물건을 버리면서, 우리는 무엇이 정말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 과정 중에서 마음도 정갈하게 정리가 되는 것이다. 


옛 연인이 주었던 편지나 선물.

필요는 없지만 누군가가 주었던 물건들. 

언젠가 쓰리라 생각했지만 한번도 꺼내지 않은 문구류.


설레지 않는 물건은 버려라.

미니멀리스트를 유명하게 한 곤마리의 말이다.

설레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할까.

마음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일까. 


나는 그것을 과감히 단정지어보겠다. 

설레지 않는 물건을 버리라는 말은,

당신을 불편하게 하고 화나게 하는 물건을 버리라는 말과 같고

당신을 편하게 하고 무언가를 할 때 더 설레게 도와주는 물건들을 들이고 남기라는 뜻이라고.


우리는 익숙해진 이 불편함과 성가심과 이별할 필요가 있다. 

여유가 된다면 차근차근 시도해보자.

개업선물로 받은 머그컵, 기념품으로 받은 머그컵 등 

잘 쓰지 않고 어딘가에 박아두고 먼지만 쌓이는 것들을 정리하고

자주 쓰고 정말 마음에 드는 컵들만 몇 개 남겨두자.

인형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면 자주 끌어안고 자주 보게 되는 것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기부를 하거나 주위에 나눠주자. 


우리는 사랑하는 것을 더 들이기 위해 빈 공간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설레지 않는 것들이 우리의 삶을 침범하고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 말자.

설레지 않는 것들이 공간을 차지하여 설레는 것들을 들이지 못하게 하지 말자. 


슬픔과 분노 원망을 정리하고 그 자리에 삶의 기쁨이 자리하게 하란 말이 있듯이.

우리는 그들을 손님으로서 잠깐 맞이했다가 보내주는 집주인처럼 보내줄 필요가 있다.

내 삶에 들어온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또는 한때 나를 설레게 했지만.

그렇지만 이제는 떠나보낼 때가 되었다면 보내주도록 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버리기 전에 알아야 하는 것 : 나는 어떤 사람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