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겨울에 체중이 늘고 여름에 빠진다.
어머니 간병할 때는 1년 가까이 체중이 45kg 아래로 내려가서 맞는 옷이 없었던 적도 있지만,
그건 특수한 경우고 보통은 계절에 따라 1~2kg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한다.
그런데 지난겨울에는 평소보다 더 늘었고,
이번 여름에는 평소보다 더 줄었다.
또 봄에는 혈압도 평소보다 조금 높았었다.
고혈압 정도는 아니었지만.
왜 그랬을까?
지난가을부터 겨울이 끝날 때까지 초가공식품 간식을 정말 많이 먹었다.
초콜릿, 젤리, 캐러멜, 엿, 떡, 사탕, 아이스크림, 케이크 같은 거.
탄산음료나 주스 종류는 원래 안 먹고,
라면도 계절에 한두 번 먹는 정도이며.
달게 양념한 음식도 좋아하지 않아서 나이 들어도 몸무게가 확 늘지는 않았었는데,
하루 종일 주워 먹은 달달한 과당 덩어리 주전부리가 건강하지 않은 체중이 된 것 같았다.
봄부터 간식 조절에 들어갔다.
끊지는 못 하고 먹는 양을 줄였다.
식사용 외의 빵과 떡도 줄였다.
대신 군밤이나 오징어 같은 간식을 먹었다.
과일도 못난이 과일을 많이 먹었다.
못난이 과일은 저렴해서 사기 시작했는데 먹어보니까 당도가 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요새 나오는 과일은 너무 달아서 몇 년 전 포도를 매일 한 송이씩 먹었을 때는 체중이 확 늘어났었다.
그때는 심각하게 빠진 몸무게가 걱정되던 시기여서 그냥 넘어갔는데,
돌이켜 보니 몸무게가 건강하게 회복된 게 아니었네.
고급 과일은 크고 때깔이 좋아서 손이 나가지만 당도가 너무 높다.
나는 채소를 적게 먹어서 대신 과일을 많이 먹는데,
달달한 과일은 디저트로 조금만 먹고.
단맛이 덜하고 흠집이 있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과일을 식사로 먹는 편이,
가계부를 위해서나 건강 면에서나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론은 몸이 가벼워져서 기분이 쪼금 좋아졌다는 말씀.
요새 몹시 무력한 기분인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