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선택을 차선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혼자 사는 것도 괜찮지, 라든가.
잘못 결혼해서 괴로운 것보담 낫지 뭐, 이런 식으로.
음, 혼자 잘 지내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시작이 아닐까?
예전에는 일정한 연령이 되면 원가족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게 당연한 삶의 방식이었다.
아니면 배우자의 집안으로 들어가 뼈가 시린 고통을 견디며 자신의 새로운 자리를 마련하던가.
하지만 이제는 결혼이 선택이면서 동시에 운명이듯.
혼자 사는 것도 선택이고 최선일 수 있는,
스스로 결정하는,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되었다.
특히 이번 세기에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살아가는 방식이 다양해졌다.
여전히 결혼 여부는 혼인 상태가 아닌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쉽게 제외되지 않는 문제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선택의 범위로 넘어왔다.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인생의 어느 한 시기.
혼자 살아보는 것은 꽤 괜찮지, 싶다.
부모 품에서 벗어나 자신의 둥지를 만들어.
자신의 방식을 찾아보고 자신의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통상적인 세상의 관념을 검토하면서.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스스로 인생을 계획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내가 진정 추구하는 게 뭔지,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삶의 방식과 잘 어울리는지.
내가 잘하는 것, 잘못하는 것을 파악하는 쉽지 않은 시간을 통해
한정된 시간과 재능과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쥐고 무엇을 버릴지 고민하고 실험해 볼 기회가 절실하다.
실상은 하루하루 꾸려가기에도 허덕이더라만.
혼자 살다가 외롭고 힘들어서 누군가를 바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억하자.
다른 누구 역시 자신의 인생으로 허덕이면서 다른 이의 구원을 바란다는 점을.
다른 누구에게 나의 구원을 기대하는 건 이기적인 공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까지 구원하거나 도울 여력이 거의 없다.
현실적인 기대로는 함께 하는 생활에서 공정한 분업과 협력.
더 바란다면,
서로 마음이 끌리고 가치관이 비슷해서 각자의 가능성보다
함께 하는 우리가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풍부해질 수 있다는 점이겠지.
단, '공정함'은 자신의 입장과 계산만 고집하면 각자 다른 주장이 나올 수 있다.
나의 어려운 몫을 상대에게 떠넘기고 상대를 내 맘대로 지배하려는 이기적이고 공감 부족한 고집불통은 파탄을 부른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 입장만 강요하는 일방적인 태도는 결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마음에서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참고 상대방 태도가 바뀌기를 기다려줄지 몰라도
손해 보는 느낌으로는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계속 이어갈 수 없다.
우리가 타인과 서로 돕고 힘을 모으고 기대고 사랑하면서 살아가고자 한다면,
먼저 나 자신이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하고.
기꺼이 내 삶을 스스로 짊어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계속 혼자 살아갈 수도,
결혼이나 공동생활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도 있을 텐데,
심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상황이 좋거나 나쁘거나.
내 삶은 내가 몽땅 짊어지고 가겠다는 당당한 자세를 먼저 익히자.
책임감 있는 자세라는 바탕 위에서 다른 이들과 진정한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혼자 산다 해도 늘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사람이 있다.
아니면 휴대폰으로 번갈아 누구를 불러내면서 시시콜콜 나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타인들과 어울리는 시간과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어울려서 얻는 힘이 자신에게 긍정적이라면 괜찮겠지만.
단지 혼자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자기 마음을 혼자 어찌할 줄 몰라서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과 시간을 의지하는 것이라면,
반드시 심리적으로 자립하고 생활에 독립하여
혼자라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지그시 견뎌내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지구 위에 나만 덜렁 떨어진 듯
고립된 상황에 자신을 놓아두고 자신의 내면을 깊이 살피면서.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고독한 여정을 가져보는 것은 인간의 성숙을 위한 하나의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