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은 스스로 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아무리 집에서는 잠만 잔다 해도 방 청소에 침구 정리, 빨래 거리는 나올 테고.
밥까지 해 먹는다면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고 밥과 반찬까지 만들고 치워야 한다.
살림 솜씨가 간절할 거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특히 세련된 현대인으로 멋지게 살아가는 데 요구되는 살림살이 수준은 꽤 높다.
일 하느라, 학교 다니느라 바쁘고 지치는데요,
살림까지 도대체 어떻게 하나요?
음.
쉽지는 않다.
초보자라면 특히 엄두가 나지 않겠지.
의욕이 있어야 한다.
나는 폼나게 살 거야!, 하는 약간의 사치심이 필요하다.
꼭 해야 하는 살림을 아예 취미로 만들어 버리자.
잘해보자, 마음먹어도.
이건 정말 안 된다, 하는 분야도 있을 것이다.
살림이라는 게 재능과 의욕과 실천력에 더해 취향도 타고 시간과 에너지와 비용도 필요한 거라서.
마음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또 몰라서 못 하는 것도 있다.
배워야 하고 익혀야 한다.
잘하는 것, 그나마 나의 성향에 맞는 분야부터 시작하자.
취향이 맞으면 해 볼 만하고.
하다 보면 모자라는 부분을 깨닫게 되니 배우려 들 것이며.
배우면서 자꾸 하다 보면 솜씨가 느니까 재미있고.
결과물이 보이고 그에 따라 자부심이 생기니 더 잘하게 된다.
쇼핑을 좋아하면 식료품을 사보자.
사실 현대 사회에서 쇼핑은 반드시 필수품만 사는 게 아니라 취미, 소일거리의 영역이 아닌가?
그러니 품목을 살짝 바꾼다고 물건을 구경하고, 고르고, 소유하는 기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사고, 사고 또 사서 옷장, 신발장에 넘쳐나는 예쁜 쓰레기들보다,
내 몸에 들어가 피와 에너지가 되어주는 건강한 식재료를 고르는 취미를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음식을 하게 되고.
하다 보면 솜씨가 늘지.
맛으로 돌아온다.
내 경우 몸 쓰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청소는 좋아하지 않았었다.
다만 더러운 걸 못 보는 성격이라...
해줄 사람이 없으니 직접 청소를 하게 되었고.
하다 보니 땀 흘리고 몸 움직여 싸악, 집을 치우고 난 뒤의 시각적인, 신체적인 개운함에 맛 들여서 이제는 청소가 두렵지 않다.
그러니까 지저분하고 어지러운 꼴을 못 보겠다!,
하는 사람들은 청소를 잘할 수 있다.
하고 나면 쾌감이 있음.
마음이 심란할 때,
요새 너무 몸을 안 움직인다, 싶을 때 운동 삼아 청소를 하자.
휴대폰에는 정리정돈, 청소, 빨래에 관한 정보가 흘러넘치니.
보면서 따라 하면 된다.
음식은 잘 먹는 사람들이 잘한다.
맛의 기준이 이미 내재되어 있으니 약간의 손 기능만 익히면 얼마든지 요리를 잘할 수 있다.
처음부터 모든 음식을 잘하려 들지 말고 일단 한 종류를 파고들자.
이를테면 국수 종류를 좋아하면 라면 토핑으로 시작해서,
비빔국수, 시판 냉면에, 육수도 끓이는 잔치국수로 발전시키다가.
전 세계의 모든 국수에 도전해 면 요리의 장인이 될 수도 있겠고.
빵을 좋아하면 토스트, 샌드위치를 만들다가 한발 더 나아가 제빵, 제과에 도전하거나.
고기 종류가 좋으면 밖에서 익힌 삼겹살 굽기부터 시작해서, 삶고, 볶고, 조리고의 단계로 음식을 발전시켜 나간다.
이렇게 한 종류 음식만 손에 완전히 익혀도 집에 손님을 부를 수 있을뿐더러.
한 가지 음식 솜씨를 발전시켜나가는 동안 음식의 기본에 눈이 뜨이고,
요리의 기본이 되는 기술을 저절로 익히게 되니.
다른 종류의 음식까지 자연스럽게 기술이 확장된다.
절대로 음식이 취미가 될 수 없는 막손도 있겠지.
그래도 뭔가를 씻고 자르고 끓이는 정도는 할 수 있을 테니.
물을 끓여서 부으면 되는 차 종류는 어떨까?
커피나 티, 갖가지 차는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좋은 취미이다.
차를 즐기다 보면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보게 되고 차에 필요한 도구들까지 하나 둘 갖추면서 차 박사님이 된다.
오우, 차 우리는 그 모습이 멋있네.
재료를 씻어서 설탕을 붓고 시간을 기다리면 완성되는 매실청 같은 각종 과일 청 종류,
설탕 부어 끓이는 과일 잼 종류도 추천한다.
또 식품건조기나 오븐을 이용해 과일 말리기도 손쉽다.
씻고, 자르고, 건조기 시간 맞추면 끝!
재료를 구입해 레시피대로만 하면 누구나 잘 만들 수 있는 음식 종류가 적지 않다.
내가 먹어도 뿌듯하고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해도 좋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어차피 내가 살아가려면 해야 할 살림.
즐거운 마음으로 신나게 하자.
현대사회는 직종이 세분화되어 있어서 우리는 생업이라는 지극히 좁은 폭의 일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타인을 위해, 명령 또는 요구에 따라 온종일 자신을 남에 맞추며 살아가는데.
하루에 두어 시간, 일주일에 하루 이틀,
오직 자신을 위해서, 자신만의 요구에 맞춰서
집을 청소하고 옷을 빨고 음식을 하는 살림은,
인간 본연의 자유와 자율성, 창작 본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간과 움직임이 아닌가!,
라고, 소리 높이 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