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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그리 Mar 31. 2024

노력의 기억

'나를 그대로' 그림책 14_휘파람을 불어(에즈라 잭 키츠)

피터는 휘파람이 불고 싶었다.

무척 애를 썼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나마 잘하는 게 있었는데 빙글빙글 돌기

열심히 돌았는데 세상만 이리저리 돈다.


출처: 휘파람을 불어요(지은이: 에즈라 잭 키츠, 출판사: 시공주니어)


피터가 키우는 윌리에게 휘파람을 불러주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때부터 피터는 열심히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볼이 얼얼해질 때까지 애써 보지만,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것인가?

아니, 피터는 끝까지 휘파람을 불어 본다.


그러다 무심코 종이상자로 기어 들어갔는데,

어랏! 갑자기 진짜 휘파람 소리가 났다.


출처: 휘파람을 불어요(지은이: 에즈라 잭 키츠, 출판사: 시공주니어)



중학교 때였던가?

체육 수행평가로 배구 연습을 했던 기억이 있다.

리시브였는데,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거였다.

그런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새벽에 일어나서 리시브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엄지 손가락 쪽 손등은 퍼렇게 멍이 들었고,

조금만 만져도 아팠다.

하루 이틀이 지나고, 한 일주일 지났나?

갑자기 안 되던 리시브가 되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 받았던 체육 점수?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기억나는 건

새벽 시간, 어둑어둑했던 그 공기

홀로 배구공을 띄우던 그 시간

멍든 팔로 포기하지 않았던 찐한 노력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뭔가 가끔 하다 보면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렇게 해도 안 될까?' 생각이 수십 번 수만 번 들 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글쎄, 이러다 되지 않을까?'라는 작은 희망이 조금 더 조금 더 버티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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