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음은 쨍쨍
모든 과일을 좋아하지만, 딱 하나만 꼽으라면 수박이다. 부피가 커서 보관하기도 어렵고 무거워서 살 때도 수고롭지만 그 달콤한 과즙은 포기할 수 없다. 수박이 과일가게에서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냉큼 사 왔다. 아직 좀 이른 거 아닌가 싶었는데 과일가게 사장님 말에 의하면 ’초벌은 달고 맛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랬다. 속살이 잘 익었을까 했는데, 수박을 쪼갤 때 쩌어억 하고 갈라지는 소리를 듣자마자 맛있는 수박이라는 걸 알아챘다. 곧이어 드러나는 빨간 속살, 귀찮지만 역시 이 맛에 수박을 먹는다. 보관용기에 수박을 착착 담으며 달콤한 향에 못 이겨 한 조각 또 한 조각 입안에 넣는다. 수박을 다 자르고 나면 어쩐지 배가 부르다.
연휴를 맞아 수박을 한 통을 더 썰어 넣으며 남편은 이런 말을 했다. “수박을 스무 통쯤 먹으면 여름이 끝날까요?” 그 말을 들으며 수박은 여름을 데리고 오는구나 싶었다. 하우스 수박도 있으니 겨울에도 먹을 수야 있지만, 확실히 수박은 여름에 먹어야 제맛이다.
어릴 때 무더운 날이면 평상에 앉아서 수박을 먹곤 했다. 언니랑 둘이서 수박씨 멀리 뱉기 따위의 놀이를 하며 놀았다. 누가 이겼는지 기억나지 않았지만, 주변의 공기가 행복했다는 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인지 수박은 내게 무덥지만 포근하다.
누가 이겼는지 잊혀버린 씨 뱉기 놀이처럼 이번 여름에도 흐릿하지만 행복한 순간을 쌓아가겠지.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의 맛처럼 달콤한 여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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