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된 섬을 찾아 헤매는, 이상한 권태
「목신의 오후」 스테판 말라르메 읽기(2)
나는 떠나리라! 너의 돛을 일렁이는 기선이여, 이국의 자연을 향해 닻을 올려라! 잔혹한 희망에 시달리는 어느 권태는 아직도 손수건의 그 지극한 이별을 믿고 있구나! 그런데, 돛대들이 이제 폭풍을 부르니 어쩌면 바람에 기울어 난파하는 돛대들인가. 길 잃고 돛도 없이 돛도 없이, 풍요로운 섬도 없이..... 그러나, 오 나의 마음아, 뱃사람들의 노랫소리를 들어라.
오디세우스는 결코 할 수 없는 모험. '뱃사람의 노랫소리'는 파멸의 음악으로 다가간다. 길을 잃고 돛을 상실할 때만 가닿는. 잔혹한 희망은 결코 출항한 장소로 돌아오지 않는다. 오직 난파된 섬을 찾아 헤매는, 이상한 권태. 단 한 번의 만남은 폭풍을 요청하며, 일렁이는 파도 사이로 뛰어든다.
(1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