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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Kim Sep 27. 2022

리더의 글쓰기

리더십 교육의 또 다른 접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도와 시점의 차이가 있을 뿐 리더십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다. 그리고 리더십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발휘하고자 다양한 교육과 학습 등이 이루어져 왔다.

이와 같은 리더십 교육은 대상과 목표 그리고 기대하는 결과 등에 따라 그 내용과 방법이 천차만별이다. 리더십을 연구하는 학자의 수만큼 리더십의 정의가 있다는 말처럼 리더십 교육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리더십을 개발하고 발휘하기 위해 요구되는 역량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연구된 결과만 보더라도 리더십 교육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들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사실상 이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제공되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와 자료들을 통해 제시되고 있는 결과들은 많은 조직에서 리더십 교육을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은 상존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리더십은 동사(動詞)인데 이를 받아들이는 대상자들은 명사(名詞), 형용사(形容詞), 부사(副詞) 등으로 접근하거나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십 교육에 있어 Knowing-Doing Gap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이와 같은 차이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전통적인 수업 이외에도 개인에 대한 다양한 진단을 기반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 이슈나 사례 등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 가상의 상황을 제시하여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코칭이나 임파워먼트 등 리더십과 관련된 특정한 주제로부터 시작해서 점차 그 범위를 넓혀 나가기도 한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어느 것 하나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다만 현실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충족되지 않을 뿐이다.

그렇다면 다르게 접근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리더의 글쓰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에 글로 표현해야 한다. 물론 무턱대고 아무 내용이나 쓰는 것이 아니라 리더십과 관련된 특정한 키워드나 이슈를 선정하고 이에 대해 써야 한다.


글만 쓰는 것은 아니다. 쓰여진 글은 공개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반응과 피드백도 빼놓을 수 없다. 리더가 쓴 글, 보다 정확하게는 리더의 생각에 대해 리더와 구성원들간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글을 쓰는 과정은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며 스스로 성찰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생각하지 않으면 혹은 생각이 없으면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런데 리더는 생각해야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생각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 생각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주는 것은 필요하다.

다음으로 글을 쓰는 과정은 학습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만으로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공감도 잘 되지 않는다. 생각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논리가 있어야 한다. 주장을 한다면 그 이유가 있어야 하고 타당해야 한다. 그것도 주관적인 측면이 아니라 객관적인 측면에서.


이런 측면에서 보면 리더십에 대한 키워드를 주제로 글을 쓰는 과정은 곧 리더십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이 무엇인지를 학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아울러 자신의 생각과 언어로 글을 쓰게 되면 실행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만일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글을 썼다면 적어도 그 글에 담긴 내용에 대해서는 실천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쓴 내용과 자신의 행동이 다르면 스스로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주제에 대해 글쓰기를 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직에서는 리더들에게 이와 같은 기회 또는 경우에 따라서는 과제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리더의 글쓰기는 곧 리더의 생각을 노출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리더의 생각을 노출한다는 것을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에 빗대어 말하면 그만큼 리더의 공개영역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구성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계를 개선하며 신뢰를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리더의 글쓰기는 조직에 적합하거나 차별화된 리더십을 수렴할 수 있는 하나의 매체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주제에 대한 리더들의 생각을 담은 글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교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는 리더십 행동에 대한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할 수 있다.  


게다가 말은 정리되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나올 수 있지만 글은 그렇지 않다. 감정을 통제할 수 있고 불필요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표현은 정제된다. 이는 초안 수준의 글을 써 본 경험만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래서 할 수 있다면 말하기 전에 글로 먼저 써보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만일 리더의 글쓰기를 시도한다면 첫번째 주제는 해당 팀 또는 조직명에 있는 단어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기획팀이라면 "기획"에 대한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이 단어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은 물론, 리더 자신이 생각하는 의미, 가치, 비전 등이 포함된 글을 써보는 것이다. 이는 리더가 자신이 속한 팀의 구성원들과 해야 하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주제이자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연간 다뤄야 할 리더십 키워드를 미리 제시하는 것도 추천한다.


리더십 키워드는 곧 조직의 가치체계와 전략 그리고 인재상 등에서 도출해봐도 좋다. 이에 대해 리더들이 수시로 생각하고 정리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리더십의 방향을 잃지 않게 해 줄 수 있으며 의사결정이나 행동의 변화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리더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말로 하는 것보다 논리적이고 말로 하는 것보다 구체적이며 말로 하는 것보다 더 막중한 책임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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