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 Kim Jul 29. 2021

팔로워십 다시 보기

리더십과 균형을 맞춰야 하는 팔로워십

10여 년 전쯤 방영된 ‘청춘합창단’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합창단의 지휘는 기타리스트인 김태원 씨가 맡았고 합창단원들은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이기는 했으나 정식 합창단으로서 합창대회에 출전하여 수상도 하는 등 소정의 성과도 있었다.


청춘합창단이 이루어 낸 성과는 한 마디로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균형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합창단이라는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을 맡은 지휘자만으로는 어림없다. 지휘자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합창단원들, 즉 팔로워들이 같이 따라오지 않으면 성과는 묘연해진다.      


비단 합창단뿐만이 아니다. 조직의 성과 혹은 양질의 결과물은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조화와 균형이 맞춰져야 가능하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균형보다는 불균형한 상황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접하게 된다. 학술연구만 살펴보더라도 리더십에 관한 연구 대비 팔로워십에 관한 연구는 턱없이 부족하다. 비율로 따져보면 리더십 연구 100건당 팔로워십 연구 1건 정도다.     


학술적인 측면에서만 기울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인식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자신의 자녀가 조직에서 훌륭한 팔로워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많지 않아 보인다. 수 년 전 미국의 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들에게 물었을 때 자신의 자녀가 팔로워가 되기를 바란다는 응답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실상 팔로워십에 대한 관심과 개발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팔로워십에 대한 몇 가지 오해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팔로워라는 용어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다. 이는 팔로워를 역할의 개념이 아닌 지위나 직급의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렇게 접근하면 수평적인 관계가 아닌 위계적인 관계로 인식된다. 그리고 리더와 팔로워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도 부정적 선입견을 불러 일으키는 요인이다. 물론 잘못된 관점이다. 조직 내에서 리더와 팔로워가 하는 일들을 살펴보면 이분법적으로 나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리더의 역할을 맡고 있을지라도 상당 부분 팔로워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하나는 리더십을 조직의 만병통치약으로 인식하는데 있다. 예를 들어 조직문화나 성과 등과 관련해서 리더십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리더십 개발과 교육에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투입 대비 성과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음으로는 팔로워십 역량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팔로워십은 리더십과 함께 조직의 성장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역량이다. 그런데 간혹 팔로워십 역량은 저절로 개발되거나 생겨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리더십이 저절로 발휘되어지지 않는 것처럼 팔로워십도 저절로 발휘되지는 않는다. 구성원들의 팔로워십이 발휘되기를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관심과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조직의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인재다. 인재는 리더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뿐만 아니라 팔로워로서의 팔로워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팔로워십을 리더십의 첫 번째 형태(the first form of leadership)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팔로워십과 리더십이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고도 이야기한다. 이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의 가치가 다르지 않으며 팔로워십을 잘 발휘하면 리더십도 잘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바꿔말해도 다를 바 없다.

이전 09화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