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마음들
점점 높였는데
마음은 더 낮아지더라.
- 목소리 -
대화가 점점 뜨거워질 때, 목소리도 함께 올라간다.
처음엔 나도 모르게 시작된 감정의 고조, 그 뒤엔 서로를 이기려는 치열한 다툼이 된다.
목소리가 커질수록 말은 날카로워지고, 상대를 향한 마음의 온도는 점점 식어간다.
높아진 목소리만큼, 우리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목소리를 높인다는 건, 결국 내 말이 상대에게 닿지 않는다는 불안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상대를 이해시키고 싶었지만, 어느새 나는 이기고 싶다는 욕심에 휘말리고 만다.
말은 거칠어지고, 대화는 상처를 남기며 끝난다.
그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나면, 뒤따라오는 건 허탈감이다.
이긴 것 같았지만, 내 안에는 묘한 패배감이 남아 있다.
언성을 높였지만,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어쩌면 말은 크기가 아니라 깊이가 중요했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상대를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간절함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높아진 목소리 속에서 그 진심은 잃어버리고 만다.
다음번엔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쉽지 않다.
순간의 감정은 다시 목소리를 높이게 하고, 마음은 또 한 번 낮아진다.
이런 대화의 반복 속에서 나는 문득 깨닫는다.
높은 목소리는 이기려는 싸움이었고, 낮은 마음은 잃어버린 평화였다.
그래서 이제는 목소리를 낮춰본다.
부드러운 말 속에서 더 깊은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높아지는 목소리로 멀어진 거리 대신, 낮아진 마음으로 가까워지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목소리가 낮아지고서야, 마음의 진짜 높이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