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한 마음들
멀리 갔다 했는데
멀리 벗어났네
-티샷-
첫 티샷을 준비할 때의 설렘과 긴장은 참 묘하다.
힘껏 휘두르면 공이 멀리 나갈 것만 같아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공이 손을 떠나 하늘 높이 날아오르면, 잠시 환희에 차오른다.
“좋아, 멀리 갔다!”
하지만, 공은 내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떨어진다.
숲속 어딘가로 사라지거나, 벙커에 툭 하고 빠지고 만다.
"멀리 간다고 다 좋은 건 아니란 걸, 공이 말해준다.“
티샷은 인생의 선택과도 닮았다.
처음에는 크고 대단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지만,
의외로 내가 기대한 곳에 도착하지 않는다.
방향을 잃은 공처럼, 원했던 길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 떨어질 때가 많다.
그 순간엔 실망과 좌절이 밀려오지만,
벗어난 자리가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멀리 날아가는 것보다, 정확히 도착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그제야 깨닫는다.
"멀리 벗어났더라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그게 골프고, 그게 인생이다.
벗어난 공을 찾아가는 길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처음엔 멀리 보내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내가 원하는 자리에 착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운다.
티샷의 실패는 내게 가르쳐 준다.
다음번에는 너무 힘을 주지 않고, 방향을 더 신중히 잡아보자고 다짐한다.
골프도, 인생도 힘만으로는 풀리지 않으니까.
벗어난 공을 다시 제자리에 놓는 일.
그게 골프의 묘미고, 인생의 한 장면이다.
공이 어디로 떨어졌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 순간부터 또 다른 멋진 샷을 이어갈 수 있다.
"멀리 벗어난 공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준다. 그게 바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