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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꼴 Dec 02. 2024

백 번 연습했는데도
네 앞에선 ‘안녕’조차 길더라

소란한 마음들

백 번 연습했는데도
 네 앞에선 ‘안녕’조차 길더라

- 인사 -





안녕안녕안녕안녕?


어떻게 인사해야 할까?
수없이 머릿속에서 되뇌어본 그 한 마디.
단순하고 평범한 말인데시간이 흐를수록 무겁고 낯설게 느껴진다.
너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마치 연극 배우처럼 다양한 표정과 톤으로 안녕을 연습한다.
다정하게쿨하게혹은 아무렇지 않게.
하지만 연습할수록 안녕은 내 감정과 점점 더 멀어지는 것만 같다.


"백 번 연습했는데도 네 앞에선 안녕조차 길더라."


너를 만나게 될 순간을 떠올리며 준비한 그 인사.
그 짧은 말이 내 마음을 전부 담아낼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날이 왔을 때내가 준비했던 모든 것들은 무너졌다.
너를 마주한 순간입술은 굳어버리고 눈물이 먼저 터져 나왔다.
연습했던 반가운 안녕은 결국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이별의 안녕만이 내 입에서 새어 나왔다.


그날의 인사는 눈물 속에서 흩어졌다.
내가 준비했던 수많은 안녕은 모두 어딘가로 사라지고나만의 서툰 이별만 남았다.


"그 짧은 인사에 담긴 마음이 너무 많아서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긴 기다림 끝에 준비했던 모든 것이 그 짧은 순간에 무너져버렸다.


그날 이후로나는 더는 안녕을 연습하지 않는다.
그 단어는 내게 너무 많은 무게를 지닌 채 남았다.
내가 연습했던 모든 인사보다그 순간 내 마음이 담긴 침묵이 더 진실했으니까.
안녕이라는 말은 더는 나에게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함께한 모든 기억웃음설렘그리고 이별의 감정까지 담긴 상징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전해질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쩌면 말보다 더 중요한 건내 마음이 그 순간에 전해졌을 거라는 믿음일지도 모른다.


"네 앞에서는 안녕이라는 말조차 길어지지만그 침묵조차 우리였다고 믿는다."


너를 떠나보내며 남긴 나만의 마지막 안녕결국 그 말의 의미를 넘어선 마음 그 자체였다.


말하지 못한 수많은 안녕” 속에서나는 너를 조용히 기억 속에 묻는다.
그리고 아주 작게 속삭인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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