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의 엄마표 영어 QnA: 이럴 땐 어떡하죠?

'파닉스'가 대체 뭔가요? 꼭 학원 보내야 하나요?

by 문장 가이드 지니

Q5. '파닉스'가 대체 뭔가요? 꼭 학원 보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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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요즘 동네 엄마들을 만나면 다들 ‘파닉스’ 이야기를 해요. 누구는 벌써 뗐다더라, 어느 학원이 잘 가르친다더라… 정작 저는 파닉스가 정확히 뭔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죠.

그냥 ‘a는 애, b는 브’ 하고 외우는 건가요? 당장 학습지라도 시켜야 할까요? 아니면 학원에 보내야 할까요? 작가님처럼 집에서 자연스럽게 해주고 싶은데, 파닉스만큼은 왠지 ‘공부’ 같아서 덜컥 겁부터 납니다. 파닉스, 도대체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A. 파닉스는 ‘공부’가 아니라 ‘보물찾기 지도’입니다.

이 질문을 받자마자, 몇 년 전 파닉스 교재 앞에서 머리를 쥐어뜯던 제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났습니다. ‘파닉스(Phonics)’… 이 세 글자만큼 엄마들을 조급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단어도 없을 겁니다. 마치 아이 영어 교육의 ‘수능’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독자님, 오늘 우리는 파닉스에 대한 무거운 오해부터 풀고 가야 해요.

파닉스는 아이가 넘어야 할 ‘공부의 산’이 아닙니다. 아이가 영어책이라는 보물섬을 혼자 탐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리 보물찾기 지도’입니다. 'A'라는 글자를 보면 왜 '애'라고 소리 내는지, 그 비밀을 푸는 열쇠 같은 거죠.

이 지도를 쥐여주면, 아이는 엄마가 매번 읽어주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읽어내는 놀라운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 지도는 아무 때나 손에 쥐여준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파닉스 신호등’이 초록 불일 때 시작하세요

가장 많이 하시는 실수가 바로 ‘듣기’와 ‘읽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아이에게, 옆집 아이가 시작했다는 이유로 냅다 파닉스 지도부터 쥐여주는 것입니다. 보물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지도부터 주면, 아이는 그저 종이접기를 할 뿐이죠.


파닉스는 아이가 다음과 같은 ‘초록 불’ 신호를 보낼 때 시작해야 합니다.

초록 불 1. (듣기) 영어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소리에 익숙해졌다는 뜻!)

초록 불 2. (읽기) 엄마가 읽어주는 책에 푹 빠져, 스스로 책을 꺼내오는 횟수가 늘었다. (책을 사랑한다는 뜻!)

초록 불 3. (호기심) 길거리 간판이나 책 표지의 글자를 가리키며 “엄마, 이거 뭐야?” 하고 묻기 시작했다. (드디어 글자에 호기심이 생겼다는 뜻!)

이 세 가지 신호가 켜졌다면, 축하합니다! 드디어 파닉스라는 지도를 선물할 시간입니다.


학원 대신, ‘소리 놀이’로 시작하세요 (3단계)

집에서 파닉스를 시작하는 것은 교재 1권을 끝내는 것이 아닙니다. ‘소리’와 ‘글자’가 친구가 되는 과정을 ‘놀이’로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Step 1. “이 소리로 시작하는 게 뭘까?” (소리 인지 놀이) 파닉스의 핵심은 ‘B(비)’라는 이름이 아니라, ‘브(buh)’라는 ‘소리’입니다.

아이와 함께 바나나를 먹으면서 “바나나(Banana)! ‘브-브-브-’ 소리로 시작하네? 또 ‘브-브-브-’로 시작하는 게 뭐가 있지? 브-브-버스(Bus)! 브-브-볼(Ball)!”

알파벳 이름(A, B, C)을 외우게 하지 마세요. 대신, B가 내는 소리는 ‘브’라는 것을 놀이로 알려주세요.


Step2. “이 소리 글자는 어디 숨었지?” (소리와 글자 연결) 이제 그 ‘소리’와 ‘글자 모양’을 연결해줄 차례입니다.

알파벳 블록이나 자석을 가지고 놀면서 “어? 여기에 ‘브-브-’ 소리가 나는 B가 숨어있었네!”라며 글자를 찾아보세요.

아이의 이름으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지우(Jiwu)는 ‘즈-즈-J’로 시작하네! 이게 바로 J구나!” 아이는 자신의 이름과 연결된 글자를 가장 빨리 기억합니다.


Step3. “글자들이 합체하면? 짠!” (소리 조합 놀이) 가장 마법 같은 순간입니다. ‘브(b) - 애(a) - 트(t)’라는 소리가 합쳐져 ‘뱃(Bat)’이 되는 기적이죠.

‘밥북스(Bob Books)’나 ‘사이트 워드 리더스(Sight Word Readers)’처럼 아주 쉽고, 세 단어로만 이루어진 그림책을 활용해보세요.

엄마가 먼저 천천히 소리를 하나씩 읽어줍니다. “c-a-t. (잠시 쉬고) Cat!” 아이는 소리가 합쳐져 단어가 되는 과정을 보며 ‘아하!’ 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왕초보 엄마를 위한 ‘파닉스’ 비밀 과외

가장 큰 실수: 파닉스를 시작하고, 그림책을 멈추는 것
많은 엄마들이 파닉스를 시작하면, 아이가 스스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읽어주던 풍부한 그림책을 멈춥니다. 이것은 아이의 흥미를 꺾는 가장 큰 실수입니다.
파닉스 책은 ‘읽기 연습’을 위한 책일 뿐,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그림책과는 다릅니다. 파닉스 연습은 하루 10분, 놀이처럼 짧게 하세요.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는, 여전히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글밥이 많고 재미있는 그림책을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로 읽어주셔야 합니다.
아이에게 파닉스는 ‘새로운 능력’이지, ‘즐거운 시간을 빼앗는 숙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런 질문에 답해볼게요. “작가님, 파닉스 놀이를 시작했는데 아이가 너무너무 싫어해요! 금방 질려 하는데, 억지로라도 시켜야 할까요?” 아이가 파닉스에 거부감을 보일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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