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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Oct 09. 2019

아시아 최대 영화인들의 축제 '부산국제영화제'

2019. 10. 03 - 2019. 10. 12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번 달 3일부터 그 시작을 알렸다.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축제는 진행되며 85개국의 초청작 299편이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그중 월드 프리미어 장편은 95편이며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장편은 26편으로 총 6개 극장에서 상영한다.

참고로 ‘월드 프리미어’는 자국을 포함해 세계에서 첫 상영을 선보이는 것을 말하며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자국을 뺀 다른 나라에서 첫 상영을 선보임을 의미한다. 영화제에서는 아무래도 프리미어가 붙은 영화가 많을수록 해당 영화제의 위엄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 최대의 영화제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 중 하나이다. 그러한 위상에 걸맞게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프리미어가 붙은 영화들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영화와 영화인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를 선보이는 다양한 프로그램 섹션들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다양한 프로그램 섹션이 존재한다. 먼저 거장 감독의 신작 혹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제작의 감독이나 배우들이 참여해서 작품을 선보이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이 있다. 또한 더불어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잡아 화제를 모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오픈 시네마’ 섹션이 있다.

그 외에 ‘아이콘’, ‘아시아 영화의 창’, 신인 감독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뉴 커런츠’, 한국의 최대 영화제인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들을 선보이는 ‘한국 영화의 오늘_파노라마’, 해당 연도에 제작된 돋보이는 한국의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한국 영화의 오늘_비전’, ‘한국 영화 회고전’, ‘월드 시네마’, ‘플래시 포워드’ 등 다양한 장르와 국가의 영화들을 매우 폭넓게 다루는 섹션들이 총 15개로 나누어져 있다.  


이를 통해 다시금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에 대한 애정과 노력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갈수록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영화 산업인들의 비즈니스 미팅을 도와줄 ‘아시아필름마켓’이 해운대 벡스코에서 함께 진행되고 있어 많은 영화인들이 오고 가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그중에서도 필자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의 기자 회견장에서 만났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그의 작품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자 한다. 감독은 작년 2018 칸영화제에서 ‘어느 가족’이라는 작품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거장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주로 ‘가족’이라는 핵심 코드를 지닌 작품들을 많이 탄생시켰다. 이번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라는 신작 또한 이번 베니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많은 사람들의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실제로 이 작품이 부국제에서 첫 상영을 선보이는 날짜의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관객들이 전날 밤부터 영화제의 티켓부스 앞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는 진풍경을 보기도 했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일본을 벗어나 타국을 배경으로 만든 작품이다. 간략하게 이야기하자면 프랑스의 전설로 여겨지는 ‘카트린 드뇌브’와 ‘줄리엣 비노쉬’ 두 대배우가 어머니와 딸로 만나 그리는 따뜻하고 유쾌한 프랑스 배경 가족 영화이다.

영화 ‘비포 시리즈’의 남자 주인공으로도 유명한 배우 ‘에단 호크’의 출연으로 또 한 번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영화는 프랑스 대배우인 ‘파비안느’ 그녀가 쓴 ‘회고록’이 발간되고 미국에서 지내던 그녀의 딸 ‘뤼미에르’가 가족들을 데리고 프랑스로 잠시 돌아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딸과 어머니의 관계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따뜻하고 유쾌하기도 하면서 간간이 감정을 요동치게 만드는 관점으로 풀어나간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한평생 배우로써 살아온 ‘파비안느’라는 인물에 대해 그리고 그녀의 딸인 ‘뤼미에르’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매우 독립적이고 개성적이며 입체적으로 표현된 두 인물이 충돌하는 장면들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곱씹게 된다. 실제로 어딘가에서 그들이 살고 있을 법한 느낌이 들 정도로 구체적인 표현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국내에서 곧 개봉 예정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얼른 한국 관객들을 만나 따뜻한 온기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 국외의 화제의 작품들


그 외에도 많은 거장들의 작품과 화제의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해외 작품 3편, 월드 프리미어가 붙은 2개의 국내 작품을 덧붙여 소개하려 한다.  


전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유명한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신작 ‘쏘리 위 미스드 유’ 또한 부산에서 ‘아이콘즈’ 섹션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다. 과연 우리가 사는 현실 속에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얼마나 조성되어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영화였다.

전작의 분위기가 연장되어 한층 더 깊어지고 풍부해진 작품이었다. 마냥 제3자, 관객의 입장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기보다는 영화 속 인물과 감정을 함께 공유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또 다른 영화 ‘마틴 에덴’은 올해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남우주연상을 배출하게 한 작품이다. 잭 런던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20세기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각색해 촬영한 이번 작품 또한 화제의 작품 중 하나이다.

작가를 희망하는 한 선원의 이야기 속에서 부르주아, 프롤레타리아, 민중의 투쟁, 우리의 사회와 정치적 영역까지 모두 되돌아보게 하는 다소 무거운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고 황금 종려상을 받은 ‘기생충’과 함께 가장 많이 관심을 받은 영화 ‘레미제라블’을 소개한다. 이 영화의 감독인 레쥬 리 감독은 작품 소개에 있어 이렇게 말했다.   


레 미제라블은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나의 경보 발령이다. 조심해, 곧 폭발한다!





그는 이전에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측면을 탁월하게 조명하는 감독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은 그의 첫 극 장편 작품으로 ‘폭탄 같은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했다.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도 담긴 이 영화는 프랑스의 한 지역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폭력이 난무하고 혼란스러운 현실을 담은 현시대의 레미제라블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 대한 소개는 감독이 칸에서 상을 받으며 전한 수상소감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랑스나 도처에 있는, 모든 비참한 사람들(LES MISERABLES)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




얼른 공식적으로 영화가 개봉하여 한국 관객들과도 가슴 깊은 뜨거운 무언가를 함께할 수 있길 바라본다.   


‘청춘’과 ‘우울’ 두 가지 코드를 공유하는 국내 작품들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제인 만큼 월드 프리미어를 붙인 2개의 국내 장편 작품들 또한 만났는데 필자는 ‘경미의 세계’‘은미’라는 작품 두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영화 ‘경미의 세계’에서 주인공 수연은 배우를 희망하는 20대이며, 영화 ‘은미’에서 주인공 은미는 노량진의 고시생으로 나온다. 두 영화 모두 꿈이 있는 20대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코드를 공유하지만 결코 뻔하지 않다. 희망과 꿈을 가진 세대가 주인공이지만 전혀 희망적이지 않으며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둠 그 자체에 더 가깝다.  


영화는 시대를 반영한다. 그만큼 힘든 세대들이 살아가는 암울한 현시대를 표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덧붙여 ‘경미의 세계’ 속에는 여러 메타포로 보이는 장치들이 나온다. 영화를 보고 나면 복잡한 심정과 함께 눈앞이 멍해진다. 많은 관객들이 함께 영화를 본 후 현 사회와 개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느꼈다.



이렇듯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국가의 영화들을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과 영화인들에게 선보인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영화제인 만큼 아시아 각국의 영화들의 발전을 위해 ‘포럼 비프(BIFF)’, ‘커뮤니티 비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 또한 기획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덧붙여 ‘시네마 투게더’와 같이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대중들과 영화인들이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그들이 직접 영화제를 꾸려나가는 참신하고 재밌는 이벤트 또한 많이 마련되어 있었다.  


영화를 사랑하는 대중들과 영화 산업에 몸담고 있는 영화인들이 서로 한데 모여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이야기를 꽃피우고 열정을 선보이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필자 또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다시 한 번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소통의 장이었으며 영화제라는 플랫폼의 이유는 결국 더 좋은 영화를 만드는 선순환적 목표를 지닌 공간이구나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www.artinsight.co.kr

아트인사이트 press 이아영

원문출처: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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