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
밤 비행기를 타고 보고타로 향했다.
호텔방은 만족스러웠다
보고타는 2600미터 높이에 지어진 콜롬비아의 수도로 7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거대한 도시이다.
보고타는 20개의 구역으로 나뉘는데, 우리가 지냈던 곳은 Chapinero 라는 구역으로 도시 중앙의 동쪽에 위치하여 있으며, 부자들이 많이 사는, 고급 레스토랑, 바, 펍들이 많은 안전한 편의 구역이었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도착한 날이 Patrick Day 성패트릭의 날이었고 근처의 아이리쉬펍에서 큰 파티가 있어서 우리도 초록색 맥주를(사실 아무 맛의 차이도 없으면서 초록색의 식용잉크를 넣었다는 것만으로 다른 맥주보다 비싼) 마시며 함께 즐겼다.
우리는 어떤 날은 별 것 하지 않고 그냥 맛있는 거 먹으러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아님 축구 경기를 보러 다녔다. 때는 마침 축구챔피언스리그(유럽축구클럽대항전) 가 진행중인 시기였으므로 몇주 간격으로 꼭 봐야 할 중요한 경기가 있었다.
남편은 열렬한 바이에른뮌헨팬! 그래서 나도 팬이 되었다. 여행중에도 중요한 경기는 절대 놓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이곳저곳 스포츠바나 아이리쉬펍에서 유럽축구경기를 많이 중계해주고 있었다.
물론 우리도 경기일정에 맞춰 큰 도시를 적절히 배치하긴 했다. ^^
버스를 타고 구경하러 나온 보고타 구시가지의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보고타에서도 리마에서처럼 전차나 지하철 대신 TransMilenio 라 불리는 긴 버스형태의 교통수단이 대중교통의 주를 이룬다.
버스를 타고 구시가지로 나오는 길 중간중간에 노숙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나와 남편은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결정하고 나중에 만나기로 하였다. 나는 일단 보테로 미술관을 방문하였다.
Fernando Botero 페르난도 보테로는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태어난 화가이자 조각가. 인물과 사물을 부풀려 양감을 독특하게 표현하는 작가로서 특히 과장된 비율과 뚱뚱하게 묘사하는 인물 그림으로 유명하다.
자, 이제 잠시 그의 몇 작품들을 함께 감상해보자.
미술관 감상을 마치고 중앙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우 엄격하고 웅장한 정부관련건물들과 대성당이 에워싼 큰 광장이다.
아직 3월이라 날씨는 약간 쌀쌀했다. 해발 2600 미터에 위치한 도시라 남미답지 않게 춥다.
중앙광장 앞에 서있는 Catedral Primada de Bogota 대성당을 보기위해 들어갔다. 크고 멋진 유럽 교회들의 상황과는 달리 남미의 교회들에서는 흔하지 않은 파이프 오르간이 있어 보기 좋았다. 스스로 오르간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어디 성당이나 교회를 가던 일단 올겐부터 찾아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습관일 것이다.
중앙광장에서 약간 벗어나 걷다보면 너무나 아름다운 Museo Santa Clara 성 클라라 박물관이 있다. 예전엔 성당이었던 이 곳은 지금은 하나의 박물관으로서 남아있다. 많은 그림들, 황금제대와 더불어 성당전체가 한 예술작품이다.
하나의 "보물상자" 같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