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엔 혼자서 투다리엘 갔다. 남편이랑 결혼 전에 몇 번 갔었던 투다리가 요새 왜 그렇게 가보고 싶던지… 동네 상가 2층에 있는 작고 허름한 투다리가 만석이었다.
갈 때부터 혼자니까 바 자리에 앉아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갔는데 바 자리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오백과 닭산적을 시켰다.
맥주가 쭉쭉 들어갔다.
비록 옆에 앉은 일행은 없었지만 나의 물기싱 친구들과 카톡으로 대화를 하며 술을 마셨다.
옆에 있었으면~~~ 이라고 서로 말했지만 상관없었다.
정말 옆에 있는 듯했다.
2월 내내 힘들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득달같이 달려들어 나를 위로해 주었다. 현실적 조언, 따뜻한 한마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내게 힘을 주었다. 허름한 투다리 바에 앉은 중년의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카톡을 했다.
오백 세잔을 마시고 닭똥집을 추가하고 공짜 강냉이 두 바가지를 비운 후 딸아이 학원 귀가 시간에 맞추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하는데 사장님이 “많이 드셨네요..”라고 했다.
맥주를 말한 것일까 안주를 말한 것일까.
이 투다리를 또 가지는 않을 것 같다.
닭똥집 구이가 너무 맛이 없었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금요일 밤에 또 어디 나가고 싶을게 분명할 텐데…
그땐 어디로 가야 할까..
2023 2월 10일 금요일 혼자투다리에서울면서맥주마신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