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티 Feb 11. 2024

투다리

어젯밤엔 혼자서 투다리엘 갔다.  남편이랑 결혼 전에 몇 번 갔었던 투다리가 요새 왜 그렇게 가보고 싶던지…  동네 상가 2층에 있는 작고 허름한 투다리가 만석이었다.


갈 때부터 혼자니까 바 자리에 앉아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갔는데 바 자리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오백과 닭산적을 시켰다.

맥주가 쭉쭉 들어갔다.

비록 옆에 앉은 일행은 없었지만 나의 물기싱 친구들과 카톡으로 대화를 하며 술을 마셨다.

옆에 있었으면~~~ 이라고 서로 말했지만 상관없었다.  

정말 옆에 있는 듯했다.


2월 내내 힘들었던 일을 얘기했더니 득달같이 달려들어 나를 위로해 주었다. 현실적 조언, 따뜻한 한마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내게 힘을 주었다. 허름한 투다리 바에 앉은 중년의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카톡을 했다.

 

오백 세잔을 마시고 닭똥집을 추가하고 공짜 강냉이 두 바가지를 비운 후 딸아이 학원 귀가 시간에 맞추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하는데 사장님이 “많이 드셨네요..”라고 했다.

맥주를 말한 것일까 안주를 말한 것일까.

 

이 투다리를 또 가지는 않을 것 같다.

닭똥집 구이가 너무 맛이 없었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금요일 밤에 또 어디 나가고 싶을게 분명할 텐데…  

그땐 어디로 가야 할까..


2023 2월 10일 금요일 혼자투다리에서울면서맥주마신이야기

작가의 이전글 요리와 영어 발음의 공통점 ‘한 끗 차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