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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나무의 넋두리
임정훈
불쑥 찾아온 너에게서
슬픈 내 얼굴을 마주한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위해
땅 속 깊이 뿌리 박힌 나무가 되어
시간과 중력을 허락한다
수많은 네 그림자들은
내 온몸을 긁고, 할퀴고, 찌르고
나는 그들을 끌어안는다
네 것들이
하나 둘 내 것이 된다
그렇게 나는 네가 된다
한결 가벼워진 너는
짤막한 인사를 건네고
저 멀리 사라진다
아무렇지 않은 오후
별 일 없는 나는
가진 게 많아
이른 잠을 청한다
시인의 시선을 닮고 싶었던 아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