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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cea Nov 02. 2021

무제

가을밤

가을밤



가을이 찾아왔다

완연한 가을이


어둑한 하늘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빨간 리본들


제대로 된 이름 하나 붙여주지 못하는

무명의 시인은 고개를 떨군다


여름 내 잔잔하던 거리에 남겨둔

목적 없던 수많은 발걸음


깊은 밤 코 끝에 맴돌던

짙은 풀내음 옅어져 가는 계절


날비가 와도 좋을

기분 좋은 밤공기


한 때는 걱정도 더러 있었지만

이내 침묵으로 잠드는 밤


이 밤을 노래하는

시인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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