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도 여러 직군이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매거진 에디터가 있구요. 정보성 쇼핑 가이드 컨텐츠를 만드는 에디터와 상세페이지를 제작하는 에디터가 있죠. 제가 맡은 업무는 상품 상세페이지 제작입니다.
아니 이 짤이 왜 여기서 나오지 당최 알 수가 없네
기본적인 업무는 제품을 완전히 파악하고 장점과 특징을 살려 '사고 싶은 제품'으로 노출하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자료조사가 들어가는데요. 여기서 상세페이지 에디터의 첫 번째 자세가 요구되죠. 바로 정보 검색력! 이 애증의(?) 자료조사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한 번 더 알려드릴게요.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이 곳에서는 이미지 촬영 시안 조사도 에디터의 몫입니다. 미리 잡아 둔 포인트에 가장 어울리는 한 장면을 찾아 ㅍㅌ레스트를 허우적거리죠. 이미지와 텍스트까지 모두 정리되고 난 후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촬영 협의를 거쳐요. 에디터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진이 다른 것도 재미있는 점입니다. 에디터 K는 킨포크 스타일의 깔끔한 이미지를, B는 접사를 바짝 당긴 명확한 이미지를 선호하죠.
요렇게 다양한 이미지를 촬영한답니다.
촬영일에는 스튜디오에 직접 나가 촬영 현장을 관리해요. 시안으로 잡은 사진과, 막상 찍어보았을 때의 느낌이 다른 경우도 왕왕 있는데요. 그럴 땐 뛰어난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포토님의 도움을 받아 재빨리 다른 방법으로 시안을 변경해보곤 해요. 여기서 요구되는 상세페이지 에디터의 두 번째 자세는 빠른 판단! 그리고 재촬영을 위한 능숙한 능글맞음…
재촬영으로 퇴근이 늦어졌을 때 에디터의 흔한 태도
사실 상세페이지 에디터의 가장 큰 진가(?)가 발휘되는 상품은 ‘평범한 상품’입니다. 비슷한 종류가 시중에도 많이 나와있는 상품들 중 이 상품에 맞는 이야기를 부여하고 장점을 찾아내어 상품의 매력을 더해주는 것이 에디터의 역량이자 가장 큰 보람이죠. 단순히 상품 팩트만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렇게 기획된 상세페이지가 마침내 디자이너의 금손을 통해 한층 화사해진 채 세상에 나올 때의 기분은... 만들어도 만들어도 짜릿한 것 같아요.
짜릿해 늘 새로워 일 끝난 게 최고야
저기 MD가 새 소싱 리스트를 가지고 오네요. 멀리서 다가오는 저 표정만 봐도 상세페이지 기획의 난이도를 짐작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 MD들의 안목은 정확하니까요! 웃으면서 보조의자를 꺼내 줍니다. 일거리를 한 아름 안겨주는 저 산타클로스 같은 표정이라니, 하하. 언제나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피키 사무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