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4일
올 초에 맡겨 놓고 완전히 잊고 있던 세탁물을 세탁소에서 찾아왔다. 날씨가 추워져 외투를 찾다, 생각이 났다. 사실은 세탁소에서 이미 찾아온 줄 알았다. 없어서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겨울에는 세탁소에 맡길 옷이 많지만 여름에는 그렇지 않아서, 겨울 끝자락에 맡긴 옷들은 쉽게 잊고 만다.
(겨울 외투를 걸어 놓고 보니, 비웠다 생각했던 옷장이 다시 꽉 차버렸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겨울 끝자락이 아닌, 봄의 끝자락에 맡긴 옷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너무 짧아져 봄에 대한 기억이 사라져 버린 듯도 하다. 올봄도, 올가을도, 시작과 끝만 있는 듯, 너무 짧게 지나가 버리는 것 같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있는 듯, 그렇게 지나쳐 버렸다. 본편이 사라진 겨절은, 기억에 남지 않나 보다. 아니, 지나간 계절이란, 흘러간 물처럼, 기억에서도 흘러가 버리는 것일까.
흘러가 버린, 나의 이야기도 그렇게 나에게서 잊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주 잊고 자주 까먹고, 단단하게 붙잡고 있지 못하면, 더 소중한 기억도 그렇게 흘러가 버릴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