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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제비 - 열일곱 번째 소식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주문진 도깨비 시장 스타벅스/한로로-자처

by 릴리리

[오늘의 스토리]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2-3일 정도는 일하고 글 쓰고 운동하고 열심히 살다가 갑자기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에너지가 나지 않는 날이 있다. 주 5일을 열심히 살기가 참 힘들다. 한때는 ‘미라클 모닝’이란 걸 했던 적도 있는데 역시나 너무 졸려서 3일 이상 하기 힘들었다. 이래서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나 보다. 칸트는 한치의 오차도 없는 일상을 유지하며 살았다는데, 대체 어떻게 정확하게 계획을 지키며 살았을까? 그는 로봇이 아니었을까?

그래도 요즘은 누워 있다가 ‘운동이라도 하자’는 생각이 들어 러닝을 하러 간다. 하기 싫다는 생각을 백 번 쯤 하면서 뛰다 보면 아무 생각이 없어지진 않고 여전히 하기가 싫다. 계속 시계만 들여다본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운동을 하긴 했으므로 기분은 좋아진다. 역시 습관이 중요하다. 어쩌면 칸트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습관이니까 했을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면 말이 안된다.

오늘도 힘들지만 뛰러 가야겠다.

비일상적이었던 어느 날의 사진

[오늘의 풍경]

얼마 전 갔던 주문진 도깨비 시장의 스타벅스. 커피를 기다리며 본 창밖 풍경이 예뻐서 찍어봤다. 평일이지만 카페 안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더워서 그런지 밖에서 마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적하고 좋았다.


[오늘의 음악]

자처 - 한로로

한로로는 ‘입춘’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곡도 비슷한 분위기라 좋아한다. ’나는 나의 오늘을 자처했고‘라는 가사가 좋다. 참고로 한로로는 국문학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문학을 좋아해 초등학교 땐 나도 국문학과가 가고 싶었는데, 국문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말에 친구가 “그런 델 왜 가?“라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그 아이의 가치는 어디에 있었을까? 그냥 단순히 벌써 그런 생각을 왜 하느냐는 의미였을까? 문득 궁금하다.

한로로의 <자처> 싱글 커버아트(2023 authentic, under license to POCLANOS)

발행의 변(辨)

: 좋은 소식을 가져온다는 제비처럼 소소한 일상 소식을 나르는 매거진. 종종 하잘것없지만 복잡한 세상 속에서 피식 웃을 수 있는 모먼트를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월-금 주 5회 발행. 공휴일은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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