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살짝 접질렸다/에드거 앨런 포 <우울과 몽상>/검정치마-나랑 아니면
[오늘의 스토리]
아침에 발을 헛디뎌 발을 살짝 접질렸다. 오늘 간 곳 마당에 약간의 단차가 있는 것을 모르고 한눈을 팔고 가다 잘못 디딘 것이다. 너무 아팠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더 붓거나 하진 않았다. 발목을 반대 방향으로 꺾으면 아파서 러닝은 쉬기로 했다. 한창 열심히 운동하다가 꼭 다쳐서 쉬어야만 하는 일이 생긴다. 심하게 감기에 걸린다던가 발목을 삔다거나. 최근엔 2년 연속으로 발바닥에 가시가 박혀 외과에서 피부를 찢고 가시를 뺀 적도 있다. 그것도 수술이라 수술동의서까지 썼다. 여러분, 가시가 박히면 외과에 가야 합니다. 가끔 피부과나 정형외과에서 해준다고도 하는데, 꼭 전화해 보고 가세요.
아무튼 건강이 최고다. 제발 이번에는 아무 일 없이 발목이 괜찮아지기를 바란다.
근데 ’푸짐한 상품‘은 뭐였을까?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추억은 책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오늘의 물건]
며칠 동안 도서관에 가지 못했다. 집에 있는 책을 읽고 있는데 인문학 책이 지겨워서 오랜만에 문학을 꺼냈다. 뭘 읽을까 하다가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우울과 몽상>을 꺼냈다. 2002년 발행된 책인데, 이 책은 2006년 남자친구가 사귄지 백일 선물로 사준 것이다. 연인 사이에 책 선물이라니, 혹자는 기함할지 모르겠으나 대학생이던 나에겐 갖고 싶던 책이란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래서 그 남자친구와는 잘 헤어졌나요?”라고 물으신다면, 아, 그 사람이 지금 제 남편입니다.
이 책이 백일 선물인 것을 잊고 살다가 펴봤더니 면지에 축하 문구가 써있었다.
100일 축하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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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상품을 드립니다.
남편한테 보여줬더니 ”로맨틱했구만“ 하며 웃었다. 나도 웃었다.
요즘 20대는 선물로 뭘 주고 받나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액세서리나 가방 같은 패션 소품이나 향수 같은 것을 주고 받는 것 같았다. 영화나 공연 티켓도 있었다. 옛날이나 별 다를 거 없어 보였다. 남들이 뭐라든 좋아하는 걸 주고 받고, 서로가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 너무 많은 간섭과 참견이 존재하는 요즘, 나만의 굳은 심지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책은 소중하게 간직해야겠다. 근데 ’푸짐한 상품‘은 뭐였을까?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추억은 책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오늘의 음악]
나랑 아니면 - 검정치마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러브송. 밤늦게까지 함께 놀고, 함께 걷고, ‘아주 오랫동안 우리 같이 살자’고 말하는 노래.
한때는 검정치마가 사랑에 빠져 데뷔 초기의 재기발랄함을 잊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근데 들으면 들을수록 1집보다 그 이후 곡들이 더 좋다. 요즘 시대의 러브송을 찾는다면 검정치마의 앨범과 싱글 곡들을 죽 들어보기를 권한다.
발행의 변(辨)
: 좋은 소식을 가져온다는 제비처럼 소소한 일상 소식을 나르는 매거진. 종종 하잘것없지만 복잡한 세상 속에서 피식 웃을 수 있는 모먼트를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월-금 주 5회 발행. 공휴일은 쉬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