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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May 22. 2024

한국의 전질병청장은 언제쯤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할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철수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 달린 댓글 중에는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것들도 꽤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자기는 화이자나 모드나를 맞았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댓글이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지질 나노 입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mRNA백신이 바이러스 벡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부작용이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로버트 레드필드 박사는 2018년부터 코로나 백신접종이 막 시작되던 2021년 1월까지 미국 질병청 수장이었습니다. 전면 락다운, 학교폐쇄, 6피트 거리두기, 마스크 의무화 등과 같은 방역정책을 이끌었던 인물이자, 모든 미국인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죠. 그랬던 그가 지난주 <이제는 백신 부작용에 대하여 정직하게 인정해야 할 때>라고 하면서 유명 앵커 크리스 쿠오모와 인터뷰를 했더군요. 


그는 50세 미만에서는 애초부터 백신 접종이 필요 없었다고 이야기하면서 경미한 수준을 넘어서는 (quite ill, significant) 백신 부작용을 경험했을 피해자 규모를 “a number of”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추정했더군요. 항상 백신 부작용은 있다 하더라도 “경미하고 드물다”는 주장만 듣다가 미국 전질병청장의 입을 통하여 다른 표현을 들으니 신선하기조차 했습니다. 


레드필드 전질병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65세 이상 고위험군에서는 백신접종으로 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표현을 여러 번 사용하더군요. 하지만 경미한 수준을 넘어서는 부작용이 가능한 백신이라면 65세 이상에게도 백신접종은 전적으로 본인 선택에 맡겨져야 합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백신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국민들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뿐이며, 이를 의도적으로 감추거나 왜곡하는 일을 벌여서는 결코 안 됩니다. 


그의 인터뷰 중에서 가장 우려할 만한 증언은 당시 코로나19 백신이 가진 문제점에 대하여 경고하려고 했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압력 때문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바보들만 모인 조직이 아닌 다음에야 그런 상식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었을 것이 분명합니다만, 결국 국가의 정보 통제에 의하여 적지 않은 국민들의 건강권이 훼손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심각한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듯합니다. 


또한 그는 CDC, NIH, FDA와 같은 주요 공공보건의료조직의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하지 않으며, 아무런 근거 없이 그들이 답변을 만드는 경우가 (“too often, make up the answer”) 많다고 폭로하더군요. 어디 미국만 그렇겠습니까?  WHO를 포함하여 전 세계 공공보건의료조직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동소이하다고 보면 되고, 여기서 한국의 질병청과 보건복지부가 빠지면 섭섭하겠죠. 이에 대하여 쿠오모 앵커는 그렇다면 9/11 때처럼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설립하여 팬데믹동안 이루어진 모든 결정에 대하여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는데, 전 질병청장은 이에 즉각 동의하더군요. 


그러나 미국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더 시급히 독립적인 조사위원회가 필요한 국가가 대한민국일 겁니다. 그 정도로 한국의 방역 및 백신 정책은 수많은 의혹으로 가득 차 있는 미스터리이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국민 대다수가 <그래도 방역은 잘했다>라는 허구의 주장에 세뇌되어 있는 한국에서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저절로 일어날 리는 없을 듯하고, 미국의 전질병청장처럼 한국의 전질병청장이 자신들의 오류를 공개적으로 인정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은경 전질병청장은 코로나 사태동안 국가적 영웅이었습니다. 그녀의 흰머리와 낡은 구두는 종종 언론을 통하여 기사화되었으며 그런 기사에 달린 국민들의 응원 댓글들은 눈물겹기조차 했죠. 코로나19 사태는 한국사회가 가진 전체주의적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인데, 전체주의 사회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이 <영웅 만들기>에 열광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대중의 지지를 받는 한 개인을 이용하여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희생하고 헌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삶임을 각종 선전도구를 통하여 대중들에게 설파하죠. 한국의 전질병청장은 그 그림에 꽤나 어울리는 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총선 야권에서는 정은경 전질병청장을 영입하고자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한국은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대응한 국가>라는 이미지만 필요할 뿐, 그 외 모든 논의는 여전히 음모론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자연이 아닌 미국의 연구비 지원을 받은 우한실험실에서 기원했으며, 락다운과 학교폐쇄는 최악의 방역정책이었고, 2미터 거리 두기는 한 편의 블랙 코미디, 마스크 의무화제도는 거대한 방역쇼라는 사실은 이미 진실로 드러났고, 이제는 백신과 관련된 본격적 논쟁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실을 외면한다고 거짓이 되는 것도 아니고, 거짓이 잠시 진실의 탈을 썼다고 참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마침내 벌거벗은 몸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진실에게 조롱, 멸시, 야유를 보내는 일은 그만 중지하고 한국에서도 코로나 사태의 실상에 대하여 차분히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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