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을 어떻게든 이겨먹기 위한 네 가지 방법
<하기 싫은 일은 어떻게 해야할까> - 그야말로 난제다. 하루하루 내가 하고 싶은 일로 빼곡히 차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삶이 그리 녹록치가 않다. 어쩔 땐 분명 기운이 넘치는데 어느날엔 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때가 있다. 또한 대체적으로 하기 싫은 일들은 언젠가 해야 될 일일 가능성이 크다. 눈 앞에 해야하는 것들은 쌓여있는데 하고 싶은 마음은 영 생기질 않고, 시간은 지나가는데 진척이 없으니 스트레스가 쌓이기 십상이다. 잠깐 지나가는 바람이었으면 좋겠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다시 일어설 힘을 생각보다 오래간 잃게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하기 싫을 땐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골똘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예전의 나는 이 질문을 아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독자분들로부터 같은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은 이후로부터 언젠가 <하기 싫음>의 시그널이 찾아올 때마다 스스로의 상태와 행동양식을 유심히 고찰해보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얻은 나름의 효과적인 방법들을 토대로 그간 받았던 질문들에 답변을 조금씩 길게 덧붙일 수 있게 되었고, 비단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분들에게도 독특한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땐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
방법 1. 안 한다.
첫번째 방법은 초간단하다. 안하면 된다.
뭐하자는건가. 헛웃음이 나올 수 있겠지만 잘 생각해보자.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인가 ? 안 하면 큰일나는 것인가 ?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 그냥 오늘은 하지 말자.
1) 내일 해도 망하지 않는다 | 2) 지금 안해도 누군가에게 큰 타격이나 피해를 주지 않는다.
만약 명확한 마감일이 정해져있고 지금 코 앞이라면 1)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해당될 수 없다. 또한 조별 프로젝트, 협업 프로젝트, 계약관계에 의한 업무 등 '나' 개인의 영역을 넘어 타인과의 관계가 얽혀있는 일이라면 마찬가지로 2)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이외의 경우라면. 그러니까,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일이라면 <잠깐 보류하는 일>을 두려워하거나 한심하게 여길 이유가 없다. 어쩌면 <하기 싫다>라는 시그널은 지금 당신의 몸과 마음이 그 일마저 받아줄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럴싸하고 거창한 계획을 마구잡이로 세우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내려 놓기>다. 진짜 필요할 때의 추진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힘쓸 필요 없는 일들에 대한 내려놓기의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2. 이제 무조건 해야할 때
그러나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이라면, 내려놓기는 선택지에 없을 것이다. 이제 어떻게든 이 <하기 싫음> 시그널을 극복해야만 한다. 그럴 때는 아래 세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방법 2-1. 하기 싫다는 생각을 오래 하지 않는다.
<하기 싫음> 시그널이 당신의 마음에 오래 자리잡지 않도록 빠르게 내쫓아버리는 것이다. 자꾸 이 생각을 반복하다보면 자연스레 이걸 왜 하고 있지 -> 굳이 해야할까 -> 이거 안한다고 인생이 망할까 -> 인생이란 무엇이지 등의 덧없는 질문으로 이어지기 쉽다. 물론 언젠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질문들일 수 있겠으나 하필 지금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일단 주어졌으니 어떻게든 해야한다. 특히 <하기 싫음> 시그널이 발동되는 일의 경우는 나의 책임이 부과되어있는 일일 경우가 많으므로.
따라서 <하기 싫다>는 마음의 소리가 증폭될 때마다 반사적으로 <일단 하고 얘기하자>라고 답해주자. 스스로를 설득하고 일단 몸을 움직이고 생산적인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하기 싫음> 시그널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려고 할 때마다 빠르게 진압하고 일단 계속 뭐라도 해보자. 그러다보면 금새 몰입이 되어서 고민의 방향이 생산적인 쪽으로 맞춰지게 될 것이다.
방법 2-2.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40분 초집중 + 20분 쉼 루틴도 좋다
이 방법은 2-3과 함께 내가 굉장히 애용하는 방법이다. 말 그대로, <40분은 초집중하고 20분은 아무런 생각 없이 제대로 쉬는 것>이다. 사실 나는 50분 초집중 + 20분 쉼의 루틴으로 바꾸었지만 아무렴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이 최고다.
초집중 루틴 역시 간단하다. 일단 가장 키가 되는 포인트는 20분간의 휴식시간은 정말 <제대로>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쉬는 시간동안 어떠한 일과 업무도 휴식의 영역을 방해해선 안 된다. 아, 잘 놀았다 ... 이제 일을 해볼까 ....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쉬어주어야 한다. 대신 나머지 40분은 극한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신이 흐트러지려고 할 때마다 "어차피 조금만 있으면 곧 쉬는 시간인데" 하는 생각에 시간을 아끼게 된다. 또한 40-50분 내에 일이 안 끝난 상태로 쉬는 것도 매우 찝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분의 꿀같은 휴식을 온전히 누리고 싶다는 마음은 40-50분간 한 영역을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데 매우 좋은 원동력이 되어준다. 지겨울 즈음 되면 휴식시간이 딱 알맞게 찾아와주니 쉽게 질리지도 않았다.
방법 2-3. 아주 촘촘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본다.
앞서 언급했듯 2-2의 방법과 함께 매우 애용하는 시간관리 / 하기 싫은 일 하기 방법 중 하나다. 체크리스트를 <최종 단계의 결과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까지도 모두 촘촘히 체크리스트로 만들어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00과목 과제 제출 완료>만 체크리스트 항목이 아니라 a) 1차검토 b) 2차검토 c) 각주달기 d) 최종디자인 e) 제출 등등 과정별로 나누어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촘촘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면, 작은 단위의 일이라도 하나씩 완료할 때마다 체크하고 넘어갈 수 있어 소소한 성취감을 계속 느낄 수 있다. 자연스레 진척도도 한눈에 보인다. 더불어 밑줄 쫙쫙 긋는 쾌감도 너무나 짜릿한 것 ! (제일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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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음> 시그널은 여러분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동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아마 안 겪어본 사람이 없을테니 너무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거나 자책할 이유가 없다. 대신 무기력하게 손놓고 있기보단, 이 <하기 싫음> 시그널을 어떻게 상대해줘야할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주면 좋겠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이 온갖 하기 싫은 일들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들이라고도 하니까. 지난한 과정일테지만, 결국 해내고 난다면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이 찾아올테니. 모두 지지 않고 나아가기를. 파이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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