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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엘 Oct 02. 2020

2. Great Expectations 위대한 유산

The blood horses of them colonists might fling up the dust over me as I was walking; what do I say? I says to myself, ‘I'm making a better gentleman nor ever you'll be!  

식민주의자들의 순종 말이 나에게 발길질을 하여 먼지를 차올리면, 내가 뭐라고 말했는지 아니?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어, 나는 너희들이 만들 어떤 신사보다도 더 훌륭한 신사를 만들고 있다!





 폭풍이 몰아치는 어느 날 밤 핍에게 낯선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예전에 우연히 어린 핍에 의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남자(매그위치)다. 매그위치는 자기가 핍의 숨은 후견인이었고 후원금을 마련하기까지 탈옥수로서 유형 식민지 호주에서 고생한 지난 일을 들려준다. 핍은 큰 충격을 받는다. 매그위치는 그동안 핍에게 후원을 한 목적은 그를 신사(gentleman)로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고백하면서 ‘번듯한 신사’로 자란 핍을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이야기는 핍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핍이 어린 소년 시절이었던 시점부터 서른 중반의 신사가 되기까지 매그위치의 후원이 있었음을 밝히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매그위치는 늪지대에서 어린 핍을 협박해서 먹을 것을 가져오게 했고, 핍은 먹을 것을 가져다주며 그가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것 때문에 매그위치는 핍에게 평생을 바치며 살게 된다. 매그위치는 유형 식민지인 호주에서 강제 노역을 하는 신세지만 목숨을 걸고 영국에 몰래 들어와 핍에게 이것을 털어놓을 만큼 간절한 상태였다. 그만큼 핍이 신사가 되었음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핍에게 진실을 알려주리라 다짐했던 것이다.






여기서 이 소설이 말하는 신사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설이 쓰인 시점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이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을 겪으며 매우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는데, 계층은 더 이상 세습이 아닌 교육이라는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변할 수 있다는 사고가 널리 퍼져 있었다. 매그위치가 핍에서 과거 일을 고백하면서 핍에게 외국어로 된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설사 자기가 그것을 못하더라도 핍이 외국어로 된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 만족해하는데, 그와 동시에 핍에게 자신을 투영하여 핍을 당시 신흥 중산층인 신사로 만듦으로써 자신을 유형 식민지에 내다 버린 조국(영국)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즉 매그위치에게 신사란, 돈과 교육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계층이며 또한 당시 시대 상황이 상위 계층에 대한 열망에 가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통해 당시 사회구조는 계층에 따라 심각한 차별이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매그위치가 당시 유형 식민지 호주로 추방된 것을 통해, 영국 사회에게 유형 식민지란 사회적으로 거추장스러운 존재를 제거하는 용도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매그위치가 핍에게 돌아왔을 때 핍은 충격을 받고 매우 불편해한다. 매그위치로부터 받은 돈으로 핍은 잘 먹고 잘 살았지만 정작 매그위치를 거북해하는 것이다. 이것은 식민지로부터 안락을 누렸지만 식민지가 목소리를 내면 불편해하는 영국 제국주의의 이중심리를 잘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 찰스 디킨스는 핍과 매그위치에게 적절한 상징을 부여하면서 당시 영국 사회의 병폐를 긴장감 있게 풀었다. ‘신사’ 만들기에 집착하는 매그위치의 대사를 통해 당시 어두운 사회구조와 식민지로부터 누린 불편한 안락함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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