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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엘 Oct 02. 2020

1. Pamela 파멜라

 “Yet I know not for what: for he was always dutiful to his parents; and why should he be angry that I was so to mine?”

하지만 뭘 용서하라는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는 항상 그의 부모님께 의무를 다했고 저는 제 부모님께 의무를 다했는데 그가 화를 낼 것이 뭐가 있겠어요?





 소설의 주인공 파멜라는 부잣집에서 하녀로 일하는 열다섯 소녀다. 얼마 전까지 그가 모시던 마님(Lady B-)이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는 몹시 슬퍼한다. 그는 편지와 함께 힘들게 모은 돈을 동봉하여 다른 하인을 통해 가난한 부모님께 보낸다. 편지 속에는 마님의 부고와 함께 마님의 아들(Mr.B-)이 계속해서 본인을 보살펴 준다고 말하며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있다. 파멜라는 편지를 쓰다가 Mr.B에게 걸렸고 놀라서 그에게 용서를 빌지만 뭘 용서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갑자기 다소 엉뚱한 말을 한다.






 파멜라는 어렸을 때부터 하녀로 일했기 때문에 윗사람을 조심스럽게 대해왔다. 그런데 편지를 들키자 “뭘 용서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당돌한 구석을 보인다. 마님에 대해서는 매우 극진히 묘사했으나 Mr.B-에 대한 내용을 쓰기 시작하자 파멜라의 태도가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마님이 돌아가시자 Mr.B-가 집안의 새 주인이 되었고 그와 파멜라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이 대목에서 알 수 있다.






편지의 내용을 보면 마님의 죽음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파멜라의 우려가 나타난다. 따라서 파멜라는 돈을 벌어야 하는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Mr.B-와의 갈등이 있어도 그에게 쉽게 저항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있다. 이어서 Mr.B- 누이인 Lady Davers 보살핌을 는다. 그는 미혼의 남자(Mr.B-) 파멜라를 데리고 있는 것을 위험하다고 하면서 파멜라를 자기 집에 데려가야겠다고 하고 Mr.B-역시 동의한다.






여기에서 파멜라는 Mr.B-가 자기와 헤어지기를 원한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곧 그가 자기에게 나쁜 생각, 즉 성희롱을 할 의도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하인 해리(Harry)가 파멜라를 성희롱하려고 했고, Mrs. Jervis(하녀장)이 그를 야단쳤고 파멜라에게는 분별 있고 정숙하게 처신했다고 칭찬했다면서 이를 부모님께 알리고 안심시킨다. 결국 파멜라는 귀족 저택의 하녀로서 성희롱의 위험에 처해 있고 고뇌에 차있으나 이를 극복하겠다는 심지를 가진 독립적인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작가(Samuel Richardson)는 이렇게 편지 형식의 소설을 통해 당시 신흥 중산층의 세계관인 개인의 양심과 신실한 믿음이 천국을 보장한다는 청교도주의적 도덕관(Puritan Morality)을 파멜라라는 인물에게 투영하고 있다.





 이렇게 Mr.B-에게 순순히 복종하지 않는 파멜라를 통해 젊은 청춘 남자의 마음속에 덕성과 종교의 원리를 함양하기 위한 작가의 노골적인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정숙 이라는 도덕성의 개념이 작가에겐 절대적인 진리였으며 이것은 당시 18세기 영국 사회 분위기상 교훈적인 이야기로 전해질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매우 유의미한 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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