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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쏨바디 Dec 03. 2022

내 삶에 더 나은 엔딩이 있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일지

우리가 축구에 감동하는 건 어쩌면

우리가 이토록 축구에 열광하는 건 어쩌면 내 삶에 더 나은 엔딩이 있다는 희망 때문일까.

3일 토요일 자정에 시작된 한국 VS 포르투갈 경기를 보고 든 생각이었다. 


고해하자면 우리나라 축구팀을 믿고 사랑하는 나이지만 만만치 않은 팀이라 조금 힘든 경기가 되겠다고는 생각했다 처음에. 그러나 경기가 차츰 진행될수록, 이 생각은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이거 되겠는데? 가보자, 가보자고! 가 절로 나오는 경기였다. 최종적으로는 손흥민 선수가 후반 추가 경기 시간에 추가 골을 득점함으로써 승리로 이끌었을 때 나의 첫 기우는 '완전한 오판' 이였음이 드러났다.


이미 충분히 보고도 남은 역전골 장면을 수도 없이 되돌려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벅차고 쉽사리 진정하기 힘들지만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단순히 애국심으로 16강에 진출한다는 기쁨 때문에? 단순히 그 이유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족해 보였다. 


아 축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간접 경험'하면서 해피 엔딩을 실시간으로 지켜봐서 그렇구나!

우리는 드라마와 달리 스포츠가 정말 짜인 각본이 아닌 열린 결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감정 이입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가 축구에 감동하는 건 마치 오늘의 경기처럼 내 삶에 더 나은 엔딩이 있을 수도 있다는 희망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 삶의 가능성을 축구를 통해 보는 것이다. 지금이 힘들더라도 일단은 좀 더 버텨보자.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도 역경과 고난의 순간들이 있었다. 

맘대로 되지 않은 대학 입시와 다른 이들에게는 쉬워 보였던 취업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영속적인 것들은 아니였다. 그 순간에는 고통스러웠고 괴로웠지만 평생 지속되는 것들은 아니였었다. 


어려움과 고난이 있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 것. 

결과보다는 끝까지 자신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게 더 중요함을.

그리고 판단은 일단 온 힘을 다 쏟아보고 나중에 해도 뒤늦지 않음을.


오늘의 경기는 단순한 승부가 아니었다. 요즘 이래저래 생각이 많던 나에게, 묵묵히 나의 할 일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겠다고 그렇게 나의 마음에 따스한 작은 불꽃 하나를 심어준 그런 경기였다.


묵묵히 나의 할 일을 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v-5jAM0Zt4w

엄정화 '엔딩 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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