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녕 Nov 22. 2023

나에게 글쓰기란

아이를 등원시키고 내가 하는 일은 유튜브 보기, 운동하기, 집 정리와 청소, 장보기, 혼자 점심 챙겨 먹기, 이것이 다이다. 어쩌다 사람을 만나거나 몰에 가서 쇼핑을 하기도 하지만, 그런 날을 제외하면 앞에 나열된 것밖에 하지 않는 나의 하루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편안해 보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허무하게 여겨지는 나날들이다. 그럼에도 아이는 계속 커가고 있으니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고 위로해 보지만, 실제 내 속마음은 헛헛할 때가 많다.


힘들게 직장생활을 할 때는 결혼해서 아이 낳고 전업주부로 생활하는 친구들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그때는 일과 인간관계에 스트레스가 많았고 무척 지쳤었다. 결국 결혼 전에 사표를 썼다. 지금은 내가 이전에 원하는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나에게 일을 시키지 않는)' 편안한 삶을 살지만, 가끔은 아니 꽤 자주,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던 이전의 내가 그립고 대견하게 생각된다. 일이라는 것이 이토록 중요한 것인지 이전에는 알지 못하였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존재하고 있는 행위였던 것이다.


이런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내가 이전까지 해온 일들을 떠올려보고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을 큰 고민 없이 해보기로 하였다. 아무것도 안 하는 건 나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느껴졌다. 그중 하나가 글쓰기였다. 어떤 글이든 나 자신의 흔적을 어디에다가 남기고 싶었다.


나에게 글쓰기란 나의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는 일이자 정리하고 단단히 하는 일이다. 때로는 지나칠 수 있는 실수를 찾기도 하며, 나의 잘하는 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글을 쓰면서 나에게 질문하며 함께 답을 찾아나가고 싶다. 풀 수 없을 것만 같은 어려운 고민을 글쓰기를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해 보고 곱씹어보면 명쾌해질 때가 많다. 내가 쓴 글들은 분명 내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계속 써보면 언젠가 알게 되겠지?

작가의 이전글 자식을 키우는 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