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새의 변증법>

by 진경


한 번도 착지한 적 없다

땅은 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었고

몸은 그림자보다 먼저, 그곳으로 떠났다


누군가는 그걸 비행이라 불렀다

다른 누군가는 망각이라고 했지

나는, 그것을 떠도는 윤회라 믿었다


모든 것에는 무게가 있다

사랑에도, 침묵에도, 심지어 부재에도

하지만 나의 기억은

무게를 지우는 기술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누군가를 본 적 없지만

그 안에서 지워진 적 있다

한 번 불리지 못한 이름이

천 번의 응시보다 더 길게 남는다


밤의 중심에는 구멍이 있다

그곳에 오래 머문 적 있다

그건 단순한 어둠이 아니었다

빛이 닿지 않는 내면의 우물,

도달하지 않는 생의 한 구절이었다


신이 내게 준 것은

발이 아니라 방향의 결핍,

이동이 아니라 영원의 동요였다


그러므로,

사라짐으로써 존재했고

멈춤으로써만 움직일 수 있었다


어디에 닿지 않기 위해

그토록 오랫동안 맴돌았는지도 모른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주검을 오래 품는 방식이었고,

고요가 아니라

말해지지 못한 시간의 억류였다


그러니 기억하지 마라

누구의 회상도 되고 싶지 않다

다만, 지나간 공기 속

한 치의 흔들림만이 남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발 없는 새는 착륙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허공을 믿고

끊임없이, 무너지듯, 날 뿐이다.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