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함의 망명

by 진경


진지함은 오래전에

어딘가로 이주했다.

아마도 거울의 뒷면,

혹은 박수가 끝난 후

손바닥에 남은 따끔함 속으로.


모든 문장은

웃음의 인장을 찍고 나와야 한다.

의견들은 비누거품처럼 떠오르고

터지는 순간 무지개빛으로 사라진다.


진실은 느린 걸음,

거짓은 빛의 전개.

의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새 얼굴을 바꿔 쓴다.


슬픔이 썸네일로 압축되고

침묵은 버퍼링으로 오해받으며,

질문은 마침내

하트 모양의 무덤에 누워 있다.


그 사이에

진지함의 언어들은

버려진 조각보처럼

기워지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지금 어느 대기실의

번호표를 들고 있는가.


스크롤은

시지프스의 바위가 되고,

어제의 분노는

오늘의 광고 사이로 스며든다.


그리고 어딘가,

정전된 화면이

검은 거울이 된 곳에서

진실은 여전히 호흡한다.


그 어둠 속에서

말들이 다시

뼈를 되찾고

나는, 부서진 문장을

주워 읽는다.


#眞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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