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Story 13

by 문성훈

요즘들어 부쩍 이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망고 얘기다.
눈치가 빨라서 산책이라도 나올라치면 약간의 기교와 절차가 필요하다.
'가자'라는 말을 알아들으니 모자 쓰고 가방메고 준비가 끝날 때까지 신호를 줘서는 안된다. 처음 옷 갈아입을 때부터 바짝 붙어 다니며 눈치를 살핀다.
'나를 데리고 나가는 산책일까? 아니면 출근하시는 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졸쫄 따라다니다 마침내 가방을 메면 끼잉 낑 구슬프게 운다.
'나 좀 데리고 나가줘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래도 마지막 신호를 줘서는 안된다. 안쓰런 마음에 미리 "망고야 가자"라든지 "산책 갈까?"라는 말을 하는 순간 어서 준비 서두르라고 두발로 서서 앞발로 다리를 연방 친다. 현관과 거실을 왔다 갔다 하는데 정신이 없다.
그래서 혹시나 변을 보게 되면 치울 휴지까지 챙기고 마침내 "가자"란 말을 하면 현관으로 쫓아 가 목줄 내주길 기다린다.

그런데 출근하느라 끝까지 아무 말이 없으면 물끄러미 현관 복도에서 배웅한다. 그럴 때는 쿨하다. 이때 신호는 '다녀 올게'다. 그 말이 떨어지면 현관으로 나올 생각도 안한다.

한낱 미물도 주인 심사를 알아채고 말귀를 알아듣는데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고 그래도 배울 만큼 배워서 시민의 대변하는 자리에 오른 의원들이 어째 그 모양일까 개탄스럽다. 그들의 주인인 시민의 눈치를 안보는 것은 물론 따가운 눈총도 모른 체 한다.
그들은 주인의 짧은 기억력을 믿는다. 주인의 어리석은 아집을 알고 있다. 그래서 선택 받을 그 날이 멀수록 당당하고 제 멋대로 군다. 선택의 그날은 아직 한참 남았으므로 그리고 유권자의 기억력은 짧아서 지금의 행태를 기억하지 못할테고, 넙죽 절하고 냉큼 내미는 손을 못 뿌리칠것을 믿기 때문이다.

정치는 유권자의 수준만큼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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