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학과 학생 May 01. 2019

유치원 가기 싫어요

부모와 멀어지면 우는 아이들

첫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을 때 항상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내 경우 항상 아버지가 나를 데려다주셨는데 아버지가 나에게 간다는 인사를 할 때면 하루도 빠짐없이 울었다. 어떻게 울음을 그쳤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 때문에 울었는지는 기억한다.


즐겨보는 심리학에 관한 메거진에 "아이들은 학교(유치원)를 갈 때 항상 우는데 왜 2분 뒤에는 울음을 그치나요?"라는 제목이 내 관심을 끌었다. 학부모나 아이의 보호자는 마지막으로 보는 아이에 모습은 항상 울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걱정하여 한번은 한 부모가 선생님께 연락하여 아이에 상태를 물었지만 아이는 부모님이 가시 고난 뒤 2분 후에 울음을 그친다고 했다. 그 부모는 아이가 진심으로 울었던 것이 아닌지를 의심하여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이 이야기를 보고 유치원을 운영하신 아버지랑 얘기해보았다.


아동교육에 전문가인 내 아버지는 나에게 많은 경험과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보통 부모와 헤어지면 아이가 극도로 긴장한 상태가 되는데 우는 아이는 이를 견디지 못해서 발생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다른 아이는 이 우는 아이를 보고 따라 할 수도 있고 또는 같은 심리를 겪는다. 심리학에서는 아이가 긴장하는 이유는 애착관계랑 멀어지기 때문이라 말한다. 보편적으로 말하면 아이는 유치원을 가기 싫어서 우는 것이 아니라 애착 관계인 부모랑 멀어져서 우는 거다. 사실 유치원을 가면 애착 관계랑 멀어지는 것이기에 유치원을 가기 싫은 것도 맞다.


그렇다면 왜 평균적으로 2분 에는 아이가 울음을 그치는 것일까? 신경학에서는 '생존을 위해서'라고 얘기한다. 생존이란 살아남기 위해서 내 몸에 나쁘게 변하고 있는 시스템을 억제한다고 보면 된다. '울음'은 곧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트레스 지수는 더욱 높아진다. 그러므로 억지로 몸이 우는 것을 억제하여 스트레스를 낮추게 만든다. 좀 더 깊게 설명하면 울음이 시작할 때 끝날 때까지 스트레스성 호르몬이 발생되는데 우리 몸은 그 호르몬을 견딜 수 있는 양이 제한돼있다. 하지만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호르몬 양이 견딜 수 있는 제한을 넘을 수 있기에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울음을 억제한다. 그러므로 이 시스템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라 말한다.


이 모든 설명은 '아이가 울음을 그쳤다고 진정된 것이 아니다'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아버지는 아이가 울음을 그치기 위해 다른 흥미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한 마디로 무의식적으로는 생존 본능이 발생한다면 내 의식은 주제를 돌리기 위해 장난감이나, 친구 또는 선생님을 찾아 울었던 감정과 심리를 잊도록 한다. 그러나 모든 아이는 똑같이 해결책을 찾는 것은 아니다. 울음은 그쳤지만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면 결국 그 스트레스는 계속 쌓인 상태를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면 아직 어린아이가 부모를 떠나 어떻게 스스로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단 말인가? "생존을 높이는 방법은 어떠한 상황에도 빠르게 적응하는 것뿐이다, 즉, 빠르게 적응하는 동물이 생존한다." 다윈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적응뿐이라 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애착 관계와 멀어져도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심리학에서는 아이가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라 말한다. 긴장감은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아이가 좋아하는 물건이나 인형 등을 유치원에 가지고 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말한다. 항상 아이에게 '점심 먹고 쉬고 있으면 찾아간다'처럼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약속을 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많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필요하게 아이를 애착 관계와 멀어지게 해서는 안되고 유치원 가기 전에 서두르게 준비하지 말라고 한다. 이 모든 조언은 아이를 위함이라 말한다.


항상 조심해야 될 것은 아이가 헤어질 때 운다고 해서 애착관계와 멀어지기 때문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위에 설명할 때 애착 관계와 멀어지기 때문에 유치원을 가기 싫다고 했지만 반대로 애착 관계와 멀어지는 것은 상관없지만 유치원을 가기 싫어서 울 수도 있다. 내 경우 아버지가 나는 항상 울었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아버지께 나는 그 유치원이 정말 싫었다고 말씀드렸다. 구체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유치원 시스템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하지만 이미 아버지께서는 내가 그곳을 싫어하는 것을 눈치채고 딱 일 년만 다니고 더 이상 그 유치원을 보내지 않았다.


아이에 본심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소통하는 것뿐이다. 나는 항상 부모와 가까이 지내왔기 때문에 스스로 꺼내기 어려웠던 본심도 털어놓을 수 있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나이가 많을수록 부모에게 본심을 말하는 게 더욱 어렵다. 이 말은 아이가 부모에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부모가 상처 받을까 봐 또는 자신을 싫어할까 봐 등 자기중심적이면서도 이타적이기 때문이다. 항상 반복하는 말이지만 어느 순간에도 망설이지 말고 아이와 매일 대화를 통해 사랑을 주며 아이가 어린 시절을 더욱 빛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의 이전글 중독과 위험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