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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십대의 반란 Jan 16. 2023

Never Give UP.

포기하지 않을 용기

1월이 되자 다시 새학기와 함께 일상은 시작되고,

영어로 된 수많은 자료들을 보는 것 자체가 도전인 삶 속으로 다시 돌아왔다.


해외 박사라는 것이 비유적으로 말하면 학교나 직장보다는 자영업자에 가까운 것 같다.


연구 자료를 수없이 봐야하고, 그 과정은 누구도 길을 알려주지 않는 막막한 현실을 견뎌내는 과정이다.



그런 와중에 메일을 열었는데 내가 전공하는 분야의 가장 큰 국제학회에서 메일이 와있었다.


영광스럽게도 그 메일은 지난 가을 제출한 논문이 뽑혀서 오는 5월에 국제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라고 안내하는 메일이었다. 봄이 오면  지구 곳곳에서 온 커뮤니케이션학자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


작다면 작은 일이지만,

늦은 나이가 주는 지적, 체력적 능력의 저하와

언어의 핸디캡을 생각할 때는 개인적으로는 아주 크게 다가오는 성취물이다.


영어는 아직도 힘에 벅차고,

눈은 나빠져서 책을 볼 때 불편하기도 하다.

그리고 조교활동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하지만,

직장에 다닐 때의 넉넉함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수준에 딱 맞춰져 있다.


그런 것들을 위로하듯 오는 이런 순간은

내가 앞으로 가고 있구나

내가 살아있구나 하는 생존감을 준다.


복기해보면,

모든 일의 결정적 키는

실패를 극복하는 방식에 있는 것 같다.


더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들어갈 수록 실패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레전드 빙속 여제 이상화 선수가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했던 인터뷰에서 코너를 돌 때 잠시 흔들렸을 때, 금메달은 힘들겠다라는 것을 그 순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 자료화면을 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어떤 문제도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실수의 수준이 아니다.

그 인터뷰는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 경쟁하는 것은

작은 실수가 곧 패배로 연결되는 것이라는 초박빙 경쟁의 어려움을  은유적으로 잘 보여 준다.



우리는 제 삶에서도 그 비슷한 일들을 많이 겪는다.

모두가 선망하는 곳을 놓고 사람들이 경쟁을 할 때는  그 강도가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강한 상대와 다투는 그 과정에서

실패는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실패를 대하는 자세와 방식인 것 같다.


예를 들어서  스키를 배우고 자신이 좀 붙어서 막 내려갈 때는 비슷해 보이지만, 넘어지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프로와 신출내기의 차이는 엄청나게  것과 같이, 실패를 대하는 차이는 거기서 나오는 숙련도와마음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일했던 방송계 역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을 하는 방식에서 업무 숙련도와 노하우의 차이가 매우 크게 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결국,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할 때까지 실패를 받아들이는 용기가 중요한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세계 정상급 스포츠 선수들을 취재할 때도 느꼈던 것들이고,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보는 장점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실패는 피해야 하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끈기와 성실함의 함량이 높은 '좋은' 실패를 모아서 성공을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다.


일천한  나의 과거를 돌아보더라도,

IMF가 몰고온 채용 한파 속에서

당시 고시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언론사 입사 준비를 하면서, 한달에 걸친 채용단계 마지막 단계인 최종면접에서 떨어졌었는데 그 때 드는 절망감과 막막함을 잊을 수가 없다.


거기서  포기했더라면,

꿈꾸던 언론사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캐나다에도 오지 못했을 것이다.

은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치 운동을 나가듯, 헬스장에 가듯 일상적으로

실패를 덤덤히 받아들이고


하루하루를 버티어 낸다면 결국 사람은 그 사람이 가 있을 위치에 가게 된다는 것을 지난 십수년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목도해 왔다.


도전은 분명 어려운 말이지만,

 

인생은 너무 짧기 때문에

나이를 내세우며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반드시 후회라는 보따리를 들고 나타날 것이다.


삼십대 부터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나이를 이야기하는 우리 문화는 모든 것이 광속도로 빠르게 흘러다니는 시대와 잘 맞아 보이지는 않는다.


60이 넘은 나이에도 스턴트를 직접 하는 탐크루즈


하지만,

실패를 버티어 내는 용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혼자 버티기 보다는 실패를 따뜻하게 바라봐 줄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필요하고,


성공의 지침서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소리에 귀기울이고 버티어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성공의 가장 쉬운 길은

될 때까지 그렇게 버티는 것이다.


앞으로 나에게

이렇게 도전은 계속될 것이고,

결국 '좋은' 실패를 다시 여러 개 모아서,

내가 원하는 삶에 한발 씩 더 다가갈 것이다.


무한도전!

Never giv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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