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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십대의 반란 Jun 04. 2023

다시 밴쿠버의 일상으로


토론토에서 열렸던 학회를 마치고 다시 밴쿠버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역시 주말에 학교를 나와보니 비어있는 학교 전체가


"너는 워라벨도 모르냐"라고 비웃는 듯하다.


이번에 토론토 학회까지 비행기로 가서 컨퍼런스가 열리는 브랜드 호텔에서 4박을 하는 것은 학생 신분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이 가는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의대도 법대도 이공대도 아닌 사회과학을 하는 일 개 외국인 학생에게 그 경비 뿐 아니라 다음에 가는 프랑스 학회까지 지원을 해주었다. 캐나다 정부도 이곳 소득이 일정 이하로 내려가자 그 동안 낸 세금을 거의 모두 환급을 해주고, 외국인 거주자도 내국인에 준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육로로 왕왕 미국을 다녀올 때, 국경의 캐나다 이민심사관들은 "웰컴 홈"이라는 말을 항상 웃으며 해준다. 소속감을 만들어 주는 것은 제도 뿐 아니라 문화적인 것도 큰 것 같다. 그 소속감이 참 무서운 것이라서 원래는 계획에도 없었지만 단풍국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곳도 마찬가지이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다면 우리의 식탁물가는 유지될 수가 없다.


외국인 노동자가 몇 년전 동사한 사건도, 코로나가 터졌을 때 병원체로 낙인 찍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공항에서 위험 그룹으로 구별하겠다고 색목걸이를 걸게 한 것도 모두 사람과 사람을 멀어지게 하는 것들이었다.


이들에게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우리가 말할 수 있다면,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느낌을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공부하는 사람들이 느낄 것 같다.


노동력이 부족하다고, 입학정원이 모라라다고 위기라고 말하며 머리 수를 채우기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서로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 주는 것.


결국, 노동력 이전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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