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달콤시리즈 134-1. 사라진 소년!

by 동화작가 김동석

1. 사라진 소년!



“어디 갔지!”

핸드폰을 품에 안고 잠이 든 소년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보이지 않는 핸드폰을 찾았다.

침대 끝자락 이불속에 핸드폰이 있었다.


“어떻게 되었을까?”

지난밤에 하던 게임 순위가 궁금했던 소년은 핸드폰을 켰다.

게임 사이트가 열리기까지 소년의 손가락은 잠시도 가만있지 않았다.


“빨리! 빨리!”

소년은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말고 다시 뒹굴며 게임 사이트에 접속했다.


“뭐야!

이렇게 떨어지다니.”

소년은 지난밤보다 더 많이 순위가 떨어진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그림 김주엽 /청담미술학원(보정)


“넌!

가망 없어!”

게임 순위(좀비)가 소년에게 말했다.

게임 순위를 정리하던 글자와 문자는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 때문에 좀비가 되었다.


“웃기지 마!

내가 노력하면 되는 일이야.

사람들은 말했지!

넌 가망없다고.

하지만 난 열심히 노력해 최고가 된거야!

두고 봐!

내가 어떻게 게임하는지 말이야.”

소년은 노래불렀다.

소년은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에 중독된 소년은

게임 순위 상단에 항상 자신의 이름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았다.


“밥 먹고 학교 가야지!”

엄마가 아직 방에서 나오지 않은 소년을 불렀다.

하지만

소년은 대답도 없이 게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꺼져!

꺼지라고!”

소년의 방에서는 이상한 낱말이 오고 갔다.


“넌!

순위에서 밀려났어!”

좀비는 좀처럼 소년을 가만두지 않았다.

소년의 감정을 자극하는 낱말을 쏟아내며 소년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웃기지 마!

한 시간 안으로 순위를 반드시 복구할 테니까!”

소년은 더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빨리 일어나!”

엄마는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며 소년을 불렀다.


“네!”

소년은 엄마 목소리가 화난 것을 알았다.


“넌!

가망 없으니까 빨리 꺼지라고!”

좀비가 소년에게 말했다.


“두고 봐!

나중에 널 짓밟아버릴 테니까.”

소년은 게임을 끄지도 않은 채 방을 나갔다.


“늦겠다!

빨리 먹어.”

엄마는 시계를 보고 소년을 재촉했다.

소년은 밥을 먹으면서도 핸드폰을 힐끗 쳐다봤다.


“뭘 보는 거야?”

엄마는 소년이 보는 핸드폰 내용이 궁금했다.


“아무것도 아냐!”

소년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밥을 먹었다.


“넌!

가망 없어.

이제 게임 순위 제일 아래 이름이 있을 거야.

히히히!”

소년은 밥을 먹는데 조금 전 좀비가 말하는 게 들렸다.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소년은 밥맛이 없었다.

밥을 먹다 말고 일어났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소년은 엄마에게 인사하고 집을 나섰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핸드폰을 꺼냈다.


전원을 켜고

아침에 일어나 했던 게임사이트에 접속했다.


“아니!

이럴 수가!”

소년의 게임 순위는 더 많이 떨어져 있었다.


“히히히!

내가 말했지!

넌 가망이 없어.”

좀비가 또 소년을 자극했다.


“웃기지 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지.”

소년은 학교를 향해 걸으며 게임을 시작했다.

가끔 앞을 힐끗 보면서 전봇대나 가로등을 피했다.


“멍청아!

집중해도 이길 수 없는 데 뭘 그렇게 힐끗 쳐다보는 거야?”

좀비가 소년에게 물었다.


“넌 알 것 없어!”

하고 말한 소년은 게임에 또 집중했다.


“집중해도 소용없다니까!”

좀비는 계속 소년을 가망 없는 존재로 자극했다.


“넌!

내가 그 안에 들어갔으면 벌써 죽었어.

사람을 흉보고 비방하면 못 써!

사람을 이해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봐.

부정적인 생각만 하지말고 나를 믿어봐!

나는 세상에서 제일 게임 잘하는 소년!"

소년은 노래부르며 감정을 다스렸다.

소년은 자신의 감정을 자극하는 좀비를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여러분!

모두 핸드폰 꺼내서 전원을 끄고 바구니에 담으세요.”

담임선생님은 어린이들의 핸드폰을 모두 거둬 바구니에 담았다.


“휴대폰을 내면 게임을 할 수 없는데!”

소년은 핸드폰을 바구니에 담고 싶지 않았다.


“뭘! 망설여!

넌 가망 없다니까.

빨리 바구니에 담아!”

아직 전원이 켜진 소년의 핸드폰에서 좀비가 말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테니 조그만 기다려!”

하고 말한 소년은 전원을 끄고 핸드폰을 바구니에 넣었다.


“빨리! 빨리!”

쉬는 시간이 되자 소년은 바구니에서 핸드폰을 가져와 전원을 켰다.


“빨리!

왜 이렇게 와이파이가 느린 거야!”

학교에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동시에 접속하니 인터넷이 느렸다.


“빨리! 좀! 좀! 좀!”

소년은 게임 사이트에 접속하며 다리를 떨었다.


‘더덜 더덜!’

책상까지 흔들릴 정도로 소년은 심하게 다리를 떨었다.


“됐다! 좋았어!”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소년은 기분이 좋았다.


“히히히!

봐! 보라고!

넌 가망 없다고 했잖아.”

좀비가 또 소년을 날카롭게 자극했다.


“이런!

이렇게 많이 떨어지다니.”

소년의 게임 순위는 깊은 골짜기에 떨어진 것 같았다.


게임 순위에서

소년의 이름을 찾기도 힘들었다.


“이럴 수가!”

소년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기가 막힌 듯 한숨을 내쉬며 할 말을 잃었다.


소년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 뒤를 졸졸 따라갔다.

매일 학교에서 집에 올 때도 게임을 하며 갔었는데 핸드폰을 가방에 넣고 꺼내지 않았다.


“히히히!

핸드폰을 빨리 꺼내.

게임을 해야지.”

좀비가 귀에 속삭이는 것 같았다.


“빨리!

꺼내서 게임을 하라고!”

좀비가 자꾸 자극해도 소년은 핸드폰을 꺼내지 않았다.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게임 순위는 더 떨어진다니까!”

좀비는 소년이 게임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자 더 자극적인 말을 하며 소년을 유혹했다.


“집에 가서 할 테니까 기다려!”

소년은 자꾸만 속삭이는 좀비를 노려보며 말했다.


집에 돌아온 소년은 컴퓨터를 켰다.


“두고 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지!”

소년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컴퓨터가 켜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접속! 접속!”

소년은 게임 사이트를 접속하며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클릭하기 시작했다.


“연습!

또 연습!”

소년은 게임 순위를 올리려면 빨리 마우스를 클릭해야 하는 것도 알았다.


“마우스를 최신형으로 바꿔야겠어!”

소년은 새로운 마우스가 나오면 바꿔달라고 엄마를 졸랐다.

소년의 책상 위에 있는 컴퓨터는 최신형 모델과 최고의 마우스를 자랑하고 있었다.


“달려볼까!”

소년은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뒤 게임을 시작했다.


“왜!

게임 순위는 확인하지 않는 거야?”

좀비가 소년에게 물었다.

언제나 게임 사이트에 접속하면 게임 순위부터 확인하던 소년은 달라져 있었다.


“히히히!

어디까지 떨어졌는지 게임 순위를 확인해야지.”

좀비는 소년을 또 자극하기 시작했다.


“기다려!”

하고 말한 소년은 게임에 집중하며 몰입했다.


“반드시!

게임 순위 상단에 내 이름이 있어야 해.”

소년은 게임을 하며 생각했다.

소년의 손은 번개처럼 빨랐다.


“내 영혼을 불태워서라도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지!”

소년은 자신을 자극하는 좀비를 가만두고 싶지 않았다.


“히히히!

더 떨어졌다!”

좀비는 소년의 게임 순위를 확인하고 또 소년을 자극했다.


“아니! 아니야!”

소년은 클릭하던 마우스를 던지며 크게 소리쳤다.


“히히히!

넌 가망 없다니까.”

좀비는 모니터 화면 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소년을 자극했다.


좀비! 좀비!

이게 어디서 날뛰는 거야!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좀비!

감히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다니!

못된 좀비! 나쁜 좀비!

꺼져! 저리 꺼지라고!

소년은 노래부르며

모니터 밖으로 얼굴을 내민 좀비를 손으로 밀쳤다.


“히히히!

넌 안 된다니까.”

좀비는 소년의 손을 이리저리 피하며 말했다.


“두고 보라고!”

소년은 멀리 던진 마우스를 가져와 게임 사이트를 닫아 버렸다.


“빨리!

빨리 들어와.

몇 분도 참지 못하며 닫기는 바보 멍청이!”

마우스 위에 올려놓은 손가락으로 좀비가 하는 말이 전해졌다.


“히히히!

영혼을 훔쳤지!

아무리 날뛰어봤자

내 안에 갇힌 영혼이라는 걸 잊지 마!”

좀비는 마우스를 클릭하는 손가락을 통해 소년의 영혼을 훔치고 있었다.


“아들!

뭐 하는 거야?”

멍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소년을 보고 엄마가 물었다.

소년은 엄마 말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들! 아들! 정신 차려!”

엄마는 소년을 흔들며 말했다.


“네! 네!”

하고 대답했지만 소년은 엄마 아들 같지 않았다.


“아들!

어디 아픈 거야?”

엄마가 다시 물었다.


“네! 네!”

하고 대답은 했지만 소년은 손가락으로 전달되는 무엇인가에 갇힌 것 같았다.


“아들! 왜 그래?”

엄마는 소년을 더 세게 흔들며 물었다.


“네!”

하고 대답한 소년이 푹 쓰러졌다.


“게임만 하더니 정신이 나갔군!

한 숨 자고 나면 좋아지겠지.”

하고 말한 엄마는 아들 컴퓨터를 끄고 방에서 나갔다.


“안 돼! 안 돼!”

소년은 자면서도 좀비와 대화하는 것 같았다.


“포기하면!

넌 영원히 가망 없어."

소년의 영혼으로 들어온 좀비는 무서운 좀비가 되어 소년을 자극했다.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건 영혼!

나는 좀비! 너는 인간!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소년의 영혼이이렇게 맛있다니!

히히히! 좋아좋아!”

좀비가 노래불렀다.

소년의 영혼을 갉아먹으며 좀비는 기분이 좋았다.


“히히히!

나의 존재를 알려야겠어!”

좀비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좀비가 된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


“히히히!

돈도 훔쳐 먹고 사람들의 영혼도 훔쳐먹을 수 있다니 너무 좋아.”

좀비는 손가락을 통해 인간의 영혼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인간의 영혼에 들어온 뒤에는 사람들의 돈을 훔치고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가 되었다.


"히히히!

자꾸만 돈이 줄어들어 죽겠지."

좀비는 통장에 돈이 많은 인간을 가만두지 않았다.

어린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좀비는 영혼을 훔치려고 유혹했다.

어른들에게는 이곳저곳에 투자를 하게 한 뒤 돈을 잃거나 망하게 했다.

돈을 잃은 어른을 유혹해 영혼을 훔치는 게 좀비는 편하고 즐거웠다.


"컴퓨터는 클릭!

핸드폰은 터치!

영혼은 좀비 것 돈도 좀비 것!

클릭클릭 터치터치!

세상은 좀비 것!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소년의 영혼 소녀의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좀비는 더 크게 노래불렀다.

좀비는 클릭과 터치를 많이 하는 사람들을 좋아했다.


"내 영혼!"

소년은 자신의 영혼이 사라진 것을 알았다.


"게임 순위가 좀비가 되다니!"

소년이 클릭하면 할수록 좀비는 더 강한 좀비가 될 수 있었다.


“클릭하고 터치하라고! 더! 많이!”

좀비는 전기를 먹는 것보다 인간의 영혼과 돈을 갉아먹는 게 훨씬 맛있었다.

소년의 영혼 속으로 들어온 좀비는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좀비였다.


“히히히!

클릭! 터치!

빨리 클릭하고 터치하라고!”

좀비는 더 많은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기 위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좀비가 영혼을 갉아먹자 소년은 공황장애에 빠졌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가슴이 아리고 통증이 심하게 요동치며 심장이 아팠다.

불안한 생각이 하루 종일 이어졌고 조급한 마음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넌!

가망 없다고 했잖아."

하고 말한 좀비가 한 말이 소년의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손가락을 통해 인간의 영혼으로 파고든 좀비는 강했다.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고 변이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강한 좀비가 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