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달콤시리즈 134 - 3. 클릭하는 순간!
3. 클릭하는 순간!
“빨리!
클릭하라고!”
검색창에 <좀비>를 입력하고 클릭하려다 멈춘 소녀를 좀비는 유혹했다.
“빨리!
클릭하던지 터치하라고!”
소녀는 마우스에 손을 올려놓고 클릭을 할까 말까 망설였다.
“좀비가 궁금하면 클릭! 클릭!
게임순위 궁금하면 클릭! 클릭!
신상(새로운 상품) 궁금하면 터치! 터치!
댓글이 궁금하면 터치! 터치!
나는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클릭! 터치! 나는 누구!
좀비가 궁금하면 클릭! 터치!
나는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좀비는 계속 노래 불렀다.
“내가 도와줄까!”
소녀를 지켜보던 가상공간의 좀비는 망설이는 소녀의 손가락을 붙잡고 클릭해주고 싶었다.
“아니! 아니!”
소녀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그럼!
빨리 클릭하라고!”
좀비는 소녀를 다그쳤다.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엄마랑 약속했는데!”
소녀는 작년에 쇼핑에 중독되어 공황장애를 겪었다.
소녀뿐만이 아니라 많은 어린이들이 컴퓨터와 핸드폰을 많이 접하며 공황장애를 겪고 있었다.
“안 돼!
접속하면 또 병원에 입원하게 될 거야!”
소녀는 다시는 병원에 입원하고 싶지 않았다.
“지워야지!”
소녀는 검색창에 쓴 <좀비>라는 낱말을 지우고 인터넷을 닫았다.
"문자와 언어가 좀비가 되는 세상!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가 된 문자와 언어!
누가!
이런 세상을 만들었을까!
바로 우리라는 인간이잖아!"
소녀는 쇼핑 중독에 빠진 뒤로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를 가만두지 않기로 했다.
"선택해야 해!
좀비가 되느냐!
아니면
좀비로부터 자유로운 영혼이 되느냐!"
소녀는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었다.
좀비가 원하는 소녀가 되고 싶지 않았다.
"침묵해도 소용없어!
세상은
침묵하는 자들을 가만두지 않으니!"
소녀는 가상공간의 좀비도 없애야 했지만 현실사회에 만연한 좀비도 없애야 했다.
“엄마 잔소리가 싫으면 클릭! 클릭!
스트레스받고 힘들면 클릭! 클릭!
아빠 잔소리가 싫으면 터치! 터치!
공부하기 싫으면 터치터치! 클릭 클릭!
나는 영혼을 갉아먹는 좀비!
세상과 인간 영혼을 지배하는 좀비!”
오늘 따라 좀비가 부르는 노래가 크게 들렸다.
소녀는 듣기 싫어도 좀비 노래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미치겠어!
좀비를 죽여야겠어."
소녀는 자신을 괴롭히는 좀비를 죽일 방법을 찾았다.
모든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좀비를 죽여야 했다.
소녀는 책장에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이란 책을 꺼내 읽었다.
“시끄러워!
책을 읽을 수가 없잖아!”
소녀는 노래가 들리는 컴퓨터를 쳐다보며 크게 외쳤다.
“그러니까!
빨리 컴퓨터를 켜고 쇼핑을 시작하라고!
히히히!
게임돌이 소년도 벌써 게임을 시작했다고!”
하고 좀비가 말했다.
소녀는
좀비 말을 듣고 병원에서 만난 소년이 걱정되었다.
게임을 좋아하던 소년은 게임 순위가 떨어지는 걸 보고 병원에서 컴퓨터에 접속했다.
게임 순위 좀비가 자신의 영혼을 빼앗아갔다고 말한 소년은 좀비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난!
죽어도 안 해!
쇼핑은 이제 안 할 거야!”
소녀는 책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책 속의 글자는 한 자도 보이지 않았다.
책 속의 글자들이 좀비가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히히히!
이게 바로 문자들이 만들어낸 좀비야!
히히히!
책을 봐도 소용없어!
글자가 춤추는 게 보이지?
넌!
이미 좀비에게 영혼을 빼앗긴 소녀니까!"
좀비는 집요하게 소녀를 자극했다.
"내가
속아 넘어갈 것 같아!
아무리 유혹해도 안 해!"
소녀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좀비에게 말했다.
“무슨 소리!
벌써 신상이 나와서 널 기다리고 있다고!”
좀비는 신상이 나오면 제일 먼저 쇼핑하는 소녀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히히히!
내가 영혼을 다 갉아먹어 내 말을 안 들을 수 없지!
히히히!
빨리 컴퓨터를 켜고 신상을 쇼핑해야지!”
좀비는 계속 소녀를 자극했다.
소녀도 자꾸만 신상이 눈앞에 아른거려 궁금하고 미칠 지경이었다.
“<한여름 밤 꿈> 같은 건 없어!
그러니까
어서 신상 쇼핑 검색이나 하라고!”
책 읽기에 몰입하는 소녀를 좀비는 가만두지 않았다.
“히히히!
책도 안 읽고 있는 거지!
읽는 척하는 것도 힘들 거야!
그러니까
포기하고 어서 쇼핑 검색이나 하라고 이 멍청아!”
좀비는 책만 읽는 소녀에게 잔소리를 계속했다.
“좀비!
넌 나를 잘못 봤어!
어떤 말을 해도
난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거야!”
하고 소녀는 자신을 유혹하는 좀비에게 말했다.
“웃기지 마!
영혼이 없는 인간은 모두 좀비 말을 듣게 되어 있어!
그러니까
넌 내가 하는 말을 들을 거야!”
좀비도 좀처럼 소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맞아!
난 영혼이 없는 존재가 되었어!
하지만
이제부터 쇼핑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팔아볼 생각이야!”
소녀는 방에 가득한 옷을 중고 사이트에 올려 팔 생각을 했다.
“뭐라고!
쇼핑을 안 하고 이제부터 판다고!”
하고 좀비가 묻자
“그래!”
소녀의 대답을 들은 좀비는 갑자기 힘이 빠졌다.
다시 정신을 차린 좀비는 소녀를 노려봤다.
“히히히!
소용없을 걸!
영혼이 없는 인간은 모두 내 말을 들었으니까!
결국
너도 내 말을 듣게 될 거야!”
하고 말한 좀비는 마지막 남은 소녀의 영혼 한 조각을 갉아먹었다.
"기도해도 소용없어
후회해도 소용없어
영혼이 없는 소녀야
너는 서서히 죽어갈 거야
영혼없는 소년아 너도 죽을 거야
기도해도 소용없어
애원해도 소용없어
클릭클릭 터치터치
영혼을 갉아먹는좀비 세상"
좀비는 노래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