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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Jul 15. 2024

하이디는 못 말려!-1

유혹에 빠진 동화 265 기다리는 코코!

1. 기다리는 코코!





큰 호수가 있었어요.

명준이 집에서 가까웠어요.

명준은 뒷마당에 닭장을 만들었어요.


오리

병아리


용돈을 모은 명준은

오리와 병아리를 열 마리씩 사다 키웠어요.

그런데

오리는 한 마리밖에 남지 않았어요.

밤에 한 마리씩 사라졌어요.

동물들이 잡아간 것 같았어요.

닭도 네 마리나 사라졌어요.


아침이 되면

오리(하이디)는 호수로 나갔어요.

하루 종일 호수에서 놀다 저녁때가 되어야 집에 돌아왔어요.


호수에 도착한 하이디물 위에 누워 생각했어요.

자신을 노리는 동물들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그림 김선우



"저기!

밭고랑 밑에 고양이(코코) 녀석이 살고 있어.

내가 물고기를 물고 가는 길목이란 말이야.

먹이를 빼앗기기 싫은 데 힘이 센 녀석이라 어쩔 수 없이 빼앗겼어.

밭고랑 밑에 숨어 날 기다릴 거야.

그곳으로 가면 또 먹이를 빼앗길 거야.

오늘은 다른 길을 선택해야겠다.

그런데

다른 길은 안전할지 모르겠다."


하이디는 물고기를 물고 가다 코코에게 빼앗겼어요.

그걸 알면서도 집으로 가는 길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코코는 숨어서 하이디가 오기만 기다렸어요.

호수에서 보면 코코가 보이지 않았어요.


"없어!

어디에도 없어.

그런데

내가 밭고랑을 거닐면 나타난단 말이야.

이상해!"


하이디는 호수에서 나와 눈을 크게 뜨고 집으로 가는 밭고랑 주변을 샅샅이 살펴봤어요.

코코는 없었어요.


"물고기를 잡아갈까!

아니야.

오늘은 그냥 가자.

코코 녀석이 어딘가에서 지켜보나타날 거야.

히히히!

물고기가 없으면 나를 물어뜯는 건 아니겠지."


하이디는 집으로 향했어요.

입에 물고 가던 물고기도 없었어요.

뒤뚱! 뒤뚱!

하이디는 주변을 살피며 걸었어요.


그림 김선우




밭고랑 풀숲에 숨어 있던 코코는 하이디가 걸어오는 걸 지켜봤어요.


"히히히!

오늘도 싱싱한 물고기 먹을 수 있겠지.

넌!

이 길을 다닐 때 세금을 내야 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돼."


하이디는

그것도 모르고 콧노래를 부르며 걸었어요.






뒤뚱뒤뚱 걷는 오리 한 마리

호수에 빠져도 죽지 않는 오리 한 마리

물고기 잡아먹고 집에 가는 오리 한 마리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는 오리 한 마리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는 오리 한 마리

뒤뚱뒤뚱 걷는 오리

고양이가 나타나도 무섭지 않아요

족제비가 나타나도 무섭지 않아요

들쥐가 나타나도 무섭지 않아요

호랑이가 나타나면 무서울 것 같아요

뒤뚱뒤뚱 걷는 오리 한 마리







멀리

밭고랑 풀숲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듯 움직였어요.

코코였어요.

하이디를 깜짝 놀라게 해 줄 생각이었어요.


"야옹!

놀랬지.

물고기 내놔!"

코코가 풀숲에서 튀어나와 하이디 앞을 막았어요.


"깜짝이야!

없어.

오늘은 없다고."


하이디가 놀란 가슴을 붙잡고 말했어요.

코코는 하이디 주변을 맴돌다 멈췄어요.


"없어!

없다고.

물고기를 잡지 않았다고.

아니!

너만 배불리 먹고 집에 간다는 거지.

내가 가만둘 것 같아.

히히히!"


"그럼 어떡해!

물고기를 잡지 못했으니까 그냥 가는 거지."

하이디도 눈을 크게 뜨고 입도 쫙 벌리고 말했어요.


"숨겼지!

날개 사이에 숨겼지."


"아니!

없다니까.

봐!

보라고."


하고 말한 하이디가 날개를 활짝 폈어요.

코코는 하이디 곁으로 다가갔어요.

하이디 몸을 살펴봤어요.


"없잖아!

물고기가 없어.

일부러 안 잡은 거지!"


코코가 꼬리를 세우며 말했어요.

하이디도 다리를 쭉 펴며 코코를 노려봤어요.


"어쩔 건데!

물고기 없다고 날 잡아먹을 거야.

설마!

그럴 리 없지."


"아니!

오리라도 잡아먹어야지.

히히히!"


"뭐!

날 잡아먹는다고.

내가 힘센 건 모르지.

덤벼!

덤벼 봐."


하이디도 날개를 활짝 펴고 싸울 준비를 했어요.

코코는 더 이상 하이디와 싸울 힘이 없었어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코코는 꼬리를

내렸어요.


"오늘은 그냥 갈 거야!

하지만 두고 봐.

이 길을 그냥 보내주진 않을 테니."


하고 말한 코코가 달렸어요.

밭고랑을 지나 들판으로 향했어요.

들쥐라도 잡아먹을 생각이었어요.


"호호호!

물고기 없으니까 도망치다니.

절대로 빼앗기지 않을 거야!"


하이디는 무사히 집으로 갈 수 있었어요.

물고기만 없으면 위험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어요.

하이디는 콧노래를 더 크게 불렀어요.


그림 김선우



집에 돌아온 하이디는 피곤했어요.

닭장에 더러운 냄새가 싫었어요.

닭들은 하이디처럼 매일 목욕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집이 없는 하이디는 닭장에서 닭들과 함께 자야 했어요.



그림 김선우



닭똥 냄새가 났어요.

닭들에게서 이상한 냄새도 났어요.

하이디가 눈 감고 잠들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잘 수 없었어요.

닭장을 노리는 녀석들이 있었어요.

아직

그들이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족제비

호랑이

들개

늑대

여우

독수리

고양이


명준이 말처럼 육식동물이 많았어요.

하이디는 호수에서 놀던 순간을 생각했어요.

깊이 들어가 물고기 잡던 순간도 생각했어요.


'코코!

크꼬코!'


닭들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렸어요.

하이디는 눈을 감았어요.

창문 사이에 걸터앉은  달빛을 봤어요.


"달님!

별님!

안녕!"


하이디도

잠들었어요.












어린이들이 글을 읽으며

그림에 색칠하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그림 동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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