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와 머스텡!

9. 감옥을 나간다

by 동화작가 김동석

9. 감옥을 나간다.





머스텡은

바다를 응시하며 육포를 뜯었다.

갈매기 고기를 그늘에 말렸더니 감옥에서도 육포를 먹을 수 있었다.


빛과 그림자!

비록 헨리와 한 이야기지만

인문학적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일상의 하루 같았다.


“참!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문어에게 세상 이야기를 다하다니!”


그때

교도관이 독방 문을 열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고


“이 옷으로 갈아입어!

내일 나갈 테니 준비해."

교도관이 들어와 옷을 던져주며 한 마디 하고 나갔다.



그림 신성현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머스텡은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안다.

이 독방을 나간 사람은 누구도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죽는 건가?”

머스텡은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제1악장> 은 머스텡이 답답하고 슬플 때 치는 곡이다.


머스텡의

꿈은 자유롭게 사는 것이었다.

이 곡은

자신이 고통스러운 날이면 자유로운 게 뭘까 고민하며 치는 곡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치는 게 아니었다.

어쩌면

모든 것을 포기하기 위한 것이었다.


‘땅…….’


눈을 감고 피아노 연주에 몰입하다 그만 손을 내렸다.


“어찌할까?”


머스텡은 다시 손을 내밀며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피아노 선율은 더 강렬하게 들려왔다.

모든 생명들을 부르기라도 하듯 피아노 소리는 더 강렬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제2악장>으로 넘어갔다.

리듬에 맞춰 고개를 흔들어 가면서 연주에 몰두하는 것처럼 보였다.


“살고 싶은 집착일까?

세상은 공평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

그걸 탓할 수는 없지.

나를!

나 자신을 탓해야지.”


머스텡은 울고 싶었다.

그런데

눈물도 울음도 멈춰버렸다.

파리에 살며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샤크레퀘르 성당에도 열심히 다녔다.

믿음도 강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열심히 성당에 데리고 다닌 덕분이었다.


“왜!

하필이면 날까?”


다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제2악장>을 쳤다.

머스텡의 아픔이 가슴에 전해졌다.

그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울림은 세상의 모든 것들과 작별을 이야기 하는 듯했다.


도대체

머스텡은 어떤 사람인가?

많은 명곡이 머릿속에 가득한 것을 보니 더 궁금했다.

곡만 들어도

머스텡의 지금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림 민재홍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죽는 건!

두렵지 않다.”


머스텡은 하나하나 정리를 하고 있었다.

세상은 누구의 것도 또 누구의 편도 아니다.

자연의 일부분이었다.


머스텡은 항상 멋지게 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동안

인문학에 푹 빠져 살았고

또 피아노 연주에 미쳐 살아왔다.

먹고 살기 위해

귀족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며 살 수 밖에 없었다.


“피아노!

연주하고 피아노를 가르친 죄밖에 없는데?

이런 일을 또 누군가 당하겠지.

그렇다고

누굴 원망해서는 안 된다.”


머릿속이 복잡해진 머스텡은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정리 할까 고민했다.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멋진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다.

하지만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도 알았다.


누굴

탓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게 다가온 것들을 받아들인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머스텡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렇지만

머스텡도 인간인지라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것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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