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십자가의 진실
8. 십자가의 진실.
뜨거운 햇살을 등지고 헨리는 머스텡에게 갔다.
가끔
헨리가 바다 위를 걷는 모습을 보면 연기를 품고 달리는 증기 기관차 같았다.
‘똑똑!’
헨리의 세 번째 다리가 3번 독방 창문을 두드렸다.
“머스텡.
갈매기 잡아 왔어.”
“어서 와!”
머스텡은 헨리가 들어오기 쉽게 창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이제 십자가 잡는 법을 가르쳐 줄 거지.”
지난밤에 잡지 못한 십자가를 오늘 밤에는 꼭 잡고 싶었다.
“십자가!
잡을 수 없어.”
“왜?”
“그 십자가는 현상이라고 할까?
현상이란
사물이나 상태가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을 말하지.”
“그게 뭔데?”
헨리는 머스텡이 하는 말을 알 수 없었다.
“바닷물 위에서 보이지만 사실 바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거야.
그 십자가는 몽셀미셀 감옥 제일 꼭대기에 있는 거야.”
머스텡의 말을 들은 헨리는 신기했다.
헨리는
머스텡에게 더 많은 질문을 했다.
그림 조한비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바다에 있는 십자가는 뭐야?”
“그건 그림자야.”
“그림자?”
“그래.”
머스텡은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이어갔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다 그림자가 있어.
물론 그림자가 없는 것도 있고.”
“난 없는데?”
“너도 있어.
이리 와봐.”
헨리가 머스텡이 오라는 곳으로 다가갔다.
“여기 서봐.”
머스텡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을 잘 안다.
그리고
어디에 서야 그림자가 생기는 것도 안다.
“뒤를 돌아봐.”
“나랑 닮았네!”
“그게!
바로 그림자야.”
“이게 그림자구나!”
헨리는 신기했다.
빛이 주는 선물 같았다.
“밤바다에 늘 보이는 십자가는 사실 달빛에 비친 그림자야. 알겠지?”
“조금 알 거 같아.”
“넌! 지금까지 그림자를 잡으려고 한 거야.
그러니까
아무리 잡으려 해도 안 잡히는 거야.”
헨리는 머스텡이 대단해 보였다.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또 모르는 게 없는 것 같았다.
“내가 여기에 갇혀 있지만 않아도
널 저 꼭대기 십자가까지 데려다줄 텐데 안타깝다.”
빛에 의해
그림자가 생긴다는 것을 헨리는 처음 알았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그림자가 있다.
또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존재한다고 믿는다는 것도 알았다.
“십자가는 그럼 뭐 하는 거야?”
“사람들은 말이야.
뭔가 의지하고 살아가야 해.”
“의지하고 산다고?”
“그래.
헨리!
넌 바다에 의지하고 살지?”
“응.
바다에서 태어났으니까 바다에 사는거지!"
헨리는 특별한 게 없었다.
또
바다에서 무엇에 의지하는 것 같지않았다.
“사람들도 태어난 뒤 무엇인가에 의지하며 살게 되는 거야.”
“그래?”
“응.”
“저 십자가는 교회마다 있어.
사람들은 신에게 의지하고 살지.
그래서
일요일마다 교회에 나가서 신을 만나고 또 기도하며 살아.”
“신을 의지하면 뭐가 좋은데?”
“우선 마음이 편해지지.”
“편해진다는 건 알겠어!
내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제2악장>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해.”
“그렇구나!”
“십자가는
하나님을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거야.
교회를 알리는 역할도 하지만 십자가는 곧 신이고 또 하나님이라고 할 수도 있어.”
“정말이야?”
“그럼!
교회는 오랜 기간 발전해 왔어.
그렇지만 교회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도 죽었지.”
“사람들을 죽여?”
“교회는 사람들이 의지하고 살아가야 할 곳인데.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문제가 생기지.
문어들은 문어들끼리 잡아먹지 않은가?”
“잡아먹기도 해.”
“왜 잡아먹지?”
“그거야 배고프니까.”
“그래.”
“사람들도 배고프니까 다른 사람 것을 빼앗고, 훔치고 심지어는 죽이기도 해.”
“죽인다고?”
“그래.”
머스텡과 헨리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그림 배수정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우리가 사는 이곳은 지구라고 하는 행성이야.”
“행성?”
“그래.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자전과 공전을 해.
또 밤에 보이는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자전과 공전을 하는 지구의 위성이라고 하지.”
“어렵다!”
“그런데 달이 자전과 공전을 하는 게 중요해.
바닷물이 움직이는 것도 사실 달이라는 위성이 있기 때문이야.”
“그래?”
“응.”
“복잡하군.”
“세상 이야기를 하다 보면 끝이 없지.
아무튼 달이 있어서 밀물과 썰물이 일고 또 몽셀미셀 부근의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거야.”
“그렇구나!”
“저 하늘에서는 지금도 별이 생성되고 소멸되고 있어.”
“별이?”
“지구와 같은 행성과 위성이 날마다 생겨나고 또 사라지고 있어.”
“어렵군?”
“그래서 밤바다에 나타나는 십자가는 잡을 수 없는 거야.”
“알겠어.
역시!
모르는 것은 전문가에게 물어봐야 해.”
“그래.”
헨리는
머스텡이 준 갈매기 고기 몇 점을 먹고 바다로 갔다.
잔잔한 파도가 일자 낮잠을 청했다.
“하늘에서!
지금도 행성과 위성이 생겨나고 사라진다고?
어렵군.
신은 또 뭐지?
하나님은 뭐고?”
누우면
바로 잠이 드는 헨리는 낮잠을 잘 수 없었다.
#동화작가 김동석 #헨리와 머스텡! #몽셀미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