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맞추려고 애쓰지 마라, 더불어 살아가더라도 오직 자기 자신만이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
『마흔, 오늘의 속삭임』은 SBS 보도본부 작가 김효진의 첫 에세이로, 누구나 지날 수밖에 없는 마흔에 대한 단상을 담았다. 사회적 이슈에 집중해 온 작가 특유의 시선은 마흔의 나이가 주는 다양한 감정을 주시하고, 이를 따뜻하게 해석했다. 마흔을 앞둔, 또는 마흔을 지나는 분주한 일상,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그동안 외면하고 있던 자신의 감정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불안하고 두려웠던 매일의 일상을 조금 특별하게 바라보는 『 마흔, 오늘의 속삭임』. 마흔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저자의 뭉클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1. 방송작가로 첫 에세이를 출간하셨습니다. 소감을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시사 보도 작가로 15년 넘게 일하고 있고, 여전히 글을 쓰며 성장하는 방송작가입니다. 현재는 SBS 보도본부 8 뉴스 팩트체크 <사실은?> 코너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단 솔직하게 저만의 시선과 감정으로 글을 쓰던 그 과정들이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꾸준하게 한 기록들이 꽤 그럴싸해질 수 있다는 대단함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1년이 넘는 집필 기간 후에 완성된 저의 첫 에세이 책을 바라보고 있으니, 감개무량하다는 말을 오롯이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흔의 항로에 서 있는 저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는 생애 첫 책인 것 같습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그리고 그런 기분을 이제 여러분과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2. 책 제목에 마흔을 언급하셨습니다. 작가님도 마흔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이 책을 쓰셨습니다. 나이 마흔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변곡점의 시기라 생각됩니다. 정신적으로나 삶의 가치적으로나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당연히 불안과 두려움도 동반되지요. 반면에 생각을 달리하면, 자신만의 또 다른 가치를 찾아가는 재미있는 시기이자, 나의 또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즐거운 시기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흔의 항로를 기꺼이 여유롭게 너그럽게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이 시기에 위로와 지혜를 얻어가는 중이라 생각됩니다.
3. 중견 방송작가로 워킹맘으로 마흔까지 작가의 삶과 그 시간을 움직인 에너지원도 궁금합니다.
가장 큰 에너지원은 때로는 성장할 수 있게 자극을 주고, 때로는 묵묵히 지지해 주는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마흔의 기로에서 단단하게 해주고 있는 건 저에게 활력과 애정을 주는 작가 일인 것 같습니다. 뉴스를 다루는 작가이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관심을 가지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그런 시간들이 지나고 보면 모두 저를 지탱해 주고 있는 에너지원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제 일은 생각할 수 있는 저만의 힘을 길러주는 것 같습니다.
4.‘내 마음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라는 부제처럼 ‘오늘의 속삭임’은 자신과의 대화를 글로 나타내었다고 보면 될까요? 어떤 과정인가요?
워킹맘의 일상에서 여유를 찾기 힘들었던 때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이 우리 워킹맘들의 현실입니다. 시간은 바쁘게 돌아가고, 할 일은 많은데 정작 저 자신은 비워지고 공허해지는 느낌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고 기록했습니다. 기록하면서 스스로를 채우는 기분이 많이 들었고, 그런 과정이 선순환을 일으켜 준 것 같습니다. 사유와 기록, 결국 그런 과정을 통해 저는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마모되는 어떤 부분을 채워주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그 과정은 진행 중이라 생각됩니다.
5. 이번 책은 뉴스를 오랫동안 다룬 시사 보도 작가의 눈과 에세이 작가의 감성이 잘 어우러진 책 같았습니다. 두 가지 감성은 우리 일상에서도 필요한 것 같아요. 이성과 감성이 공존하는 것에 대한 매력이 있을까요?
제 일은 뉴스에 관한 일이라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라 말할 수 있는 것들을 다룹니다. 그런데 저의 성향은 일을 하는 데는 그런 부분이 많이 작동하지만, 평상시에는 감성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일 외적으로 혼자 머리를 식힐 때는 심리나 예술 관련 책을 많이 찾는 편입니다. 그런 저의 성향이 일을 하면서도 다른 포인트나 시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것보다 이성과 감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더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방송도 시청자들을 설득한다는 의미에서 이성과 감성이 공존하는 것이 더 매력 있다고 생각됩니다.
6. 마흔의 불안과 두려움도 책에서 답을 많이 얻었다고 하셨는데, 작가님에게 책은 어떤 존재인가요?
책을 좋아하지만, 솔직히 제가 책을 제대로 사랑하게 된 것은 마흔이 되어서인 것 같습니다. 아무도 답을 줄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올 때, 적절한 책을 마주하게 되면 어느새 해결될 때가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혼자 읽어 내려가는 책 속에서 복잡한 생각들이 정리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은 정직한 것 같아요. 접하면 접할수록 저에게 이익을 주지 손해는 주지 않거든요. 진정으로 책을 좋아하게 되는 감정으로 저는 어려운 순간이나 고비를 잘 헤쳐 나갔던 것 같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습니다.
7. 마흔을 앞두고 있거나, 마흔을 지나는 이 시대 독자들에게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마흔쯤 되면, 우리는 무언가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이 마음 한편에 있는 것 같아요. 주변을 둘러봐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목표를 이룬다는 것이 꼭 거창할 필요가 있을까요? 소소한 것들을 이루다 보면 어느새 거창해질 수도 있고, 소소한 것만 이루어도 대단하다고 생각되거든요. 설령 지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고 우리는 여전히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무언가를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저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주는 인생의 고민들을 여유롭게 즐기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 또한 그런 마음으로 마흔의 항로를 순항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 정말 길다고 생각해요. 속도가 중요하진 않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죠. 솔직하게 나를 알아가는 여러분의 마흔을 진심으로 응원해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