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 피케티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재연구해서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책을 펴냈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여기에서는 공자가 이야기했던 지천명을 재해석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다.
공자는 50세가 되면, '하늘의 뜻을 안다'라고 하여 지천명을 이야기했다. 마치 옛날의 고리타분한 이야기이고, 또 라이프스타일도 바뀌고 산업도 많이 달라졌으니 옛날이야기로만 치부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50세가 지천명인가'에 대해서 언제나 혼자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사람은 항상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만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이기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편향이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현재 나의 상황에 맞춰서 의견을 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어떤 도로에 횡단보도를 만들지 말지 논의한다고 생각해보자. 내가 뚜벅이인 학생이었을 때에는 당연히 횡단보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거기에 대한 적절한 팩트와 이유를 적절히 뒷받침해서 말이다. 그런데 내가 택배기사라고 생각해보자. 빨리 가야 하는데, 횡단보도가 하나 생길 때마다 운행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횡단보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할지라도 무분별하게 많이 생기면 안 된다고 주장할 것이다. 결국 차없이 걸어 다녀봤던 경험도 있고, 차를 계속 운전해보기도 했어야만 좀 더 다양하게 고민해볼 수 있고, 또 반대쪽의 의견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자, 왜 50세가 지천명인가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해보자. 필자가 봤을 때, 공자는 50세 정도가 되면 인생의 모든 Role을 경험해봤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시절은 결혼도 일찍 하고, 일찍 관직에 나가며, 일찍 은퇴했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이다. 현대에서도 보편적인 인생을 살아온다고 했을 때, 50세 정도가 된다면,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학업을 하고, 직업을 가지고,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된다. 또 회사를 가정한다면, 50세쯤 되면 신입사원부터 누군가를 이끄는 매니저, 부서장, 사장까지 급이나 규모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Follower에서부터 Leader의 역할을 모두 겪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Role을 겪고 나서야 어떤 판단 혹은 결정을 하게 될 때, 편향되지 않은 좀 더 보편화된 생각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공자는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일명 금수저로 태어나서 한 번도 Follower가 된 적이 없거나, 혹은 결혼을 하지 않아서 부모의 Role을 가져본 적이 없는 특별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보편적인 측면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특별하게 살아가길 원하지만, 대부분 평범하고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다. 크게 보면 모두의 삶은 비슷하고 또, 마이크로하게 보면 모두가 유니크(사실상 똑같은 삶은 그 어디에도 없다)하다.
결국 우리가 '지천명'이라는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보편적인 경험과 특별한 경험을 모두 합쳐서)을 하고 다양한 Role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금수저라 하더라도 지각이 있는 경영자의 경우에는 경영수업이라고 해서, 아랫 단계부터 천천히 배워 올라오는 경우가 다양한 Role을 맛보기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 이야기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표현을 적어본다.
"내가 부모가 돼서 애를 키워보니, 우리 부모님의 마음을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