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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은 May 09. 2024

생태적 삶을 위한 한시 읽기

107일


 上善若水(상선약수최고의 선은 물과 같으니

 水善利萬物(수선리만물물은 자연을 이롭게 하기를 잘하지만

 而不爭(이부쟁서로 다투지 않고

 處衆人之所惡(처중인지소오여러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머무니

 故幾於道(고기어도자연과 우주의 질서에 가깝구나

 노자(老子기원전 571?~471?) 도덕경(道德經》 8     


 비 온 뒤 모처럼의 햇살이 반갑습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초여름 학교 현장에서는 곧 치르게 될 체육대회 열기로 뜨겁습니다. 체육대회는 아이들을 일찍 등교하게 하는 힘을 지녔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놀이하듯 삶의 기술을 익혀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노자는 춘추전국시대를 살다 간 사상가입니다. 인위적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닌 억지로 함이 없이 하는[무위이위(無爲而爲)] 자연주의 철학을 제시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의 성은 ‘이(李)’ 이름은 성장하면서 귀가 컸기 때문에 ‘귀 이[耳]’자를 썼습니다. 오늘날에는 그의 성이 '노(老) 씨가 아닐까'하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이씨 성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지은 《도덕경(道德經德)》의 도(道)는 ‘무(無)’이며 ‘알 수 없음’이란 뜻입니다. 《도덕경》 10장에 도의 작용을 잘 설명하고 있어 인용해 봅니다.     


  도(道)'는 만물을 생장시키지만, 만물을 자신의 소유로는 하지 않는다. 도는 만물을 형성시키지만, 자기의 공(功)을 내세우지 않는다. 도는 만물의 우두머리[장(長)]이지만 만물을 주관하여 다스리지 않는다 

    

 이런 사고는 만물의 형성·변화는 원래 스스로 그러한 것이며 또한 거기에는 예정된 목적조차 없다는 생각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가 말하는 덕(德)은 ‘도(道)를 실천하는 일(行)’을 말합니다.<위키백과 참조>     


 그럼 물의 본성을 잘 설명하고 있는 본문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노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에는 황제의 아래에 있던 제후국들이 서로가 황제가 되기 위해 백성의 삶을 돌보지 않고 나라 간 전쟁을 수시로 일으켰고 상대국을 이기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따른 제후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사상가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노자의 사상 또한 그 중에 하나입니다. 무위(無爲: 억지로 함이 없음)를 강조한 노자는 기본적으로 전쟁에 반대한 평화주의자였습니다. 사랑과 옮음[인의(仁義)]를 강조한 공자와 맹자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툼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는 데서 발생합니다. 물은 상대방과 이익을 다투지 않습니다. 그냥 비켜 흘러갈 뿐입니다. 물은 비와 구름, 습기, 안개의 형태로 만물을 촉촉이 적셔주지만 자신의 공을 자랑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낮은 자리에 머무릅니다. 물은 여러 사람이 싫어하는 구정물이나 흙탕물을 안고 가지만 싫어하는 내색 없이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과 주위를 깨끗하게 만듭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물은 유연함, 겸손, 평화주의, 자발성, 성실, 꾸준함, 생명 화육과 생육, 공동체 정신, 평등안(平等眼,) 이타성, 조화의 정신을 말없이 그리고 쉼 없이 일러줍니다. 


 그래서 노자는 물은 최고의 선이며 자연과 우주의 질서를 자연스레 대변하는 ‘우주 지성’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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