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멘델스존을 사랑하는 아이에게
1.
계절을 접어 달리는 새들의 정취는
어느 시인의 악상이기에 이토록 청순한가요.
실체를 얻은 풍경과
폭풍 같은 질주에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은
그의 이름으로 한세월 자리합니다.
그의 세계는 오래도록 살아있습니다.
사철이 무방한 새들의 언어로.
수채화 한 폭의 천연한 연상으로.
무한히 샘솟던 영혼의 두 눈으로.
2.
밤새워 피어오르는 젊음의 모닥불 깊은 밤
어두운 하늘에 뿌려지는
안단테와 알레그로!
금빛 불꽃의 황홀한 피날레에
휩싸여 춤추는 두 눈으로
침묵의 극점에서 함께 울었습니다.
3.
당신은 왜 그런 밤을 걷나요.
카타르시스 없이도 밝은 생을 그리나요.
고전과 구전의 무게는 왜 서로 다른가요.
우리의 성역은 과연 거룩했나요.
작고 갸륵한 손이 오르간 건반처럼 하얘서
기쁨으로 나를 안았나요.
4.
한여름 밤이 무더운 건
달을 사냥하기 때문입니다.
뭇 낭만주의자들은 사철 내내
잡을 수 없는 것을 잡으라 이르지만
당신의 행복을 비는
이 밤 매일 같이 벗이 되도록
나는 시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