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은 체력에서 나온다.
정신력도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발휘할 수 있다. 체력이 안되면 번아웃도 일찍 찾아온다. 개인적으로 어떤 일에 열정적으로 빠져들었다가 체력이 안돼서 번아웃된 적이 몇 번 있다.
꾸준한 운동은 체력증진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군대에선 꾸준한 체력단련을 할 수 있다. 한다긴 보단 강제로 체력단련을 시켜준다고 하는 게 맞다.
178번의 간부축구
군대스리가라고 불릴 정도로 군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축구다. 초급간부 때 인생 중 가장 많은 축구를 했던 것 같다. 그 당시 연대장님은 축구를 너무 좋아했다. 178연대장이기 때문에 임기중 178번의 간부축구를 하는 게 목표라고 하셨다. 178번의 간부축구를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심지어 행군 복귀를 해서도 간부축구를 했다. 승부욕이 지나칠 때도 있으셨지만 나름 긍정적인 효과도 많았다.
친해지기 힘든 타 부대 간부들과 친해질 수도 있었고, 일과 때 받은 스트레스도 축구를 통해 풀 수 있었다. 끝내 178번의 간부축구는 다 채우지 못했지만, 초임간부 시절 번아웃을 이겨내고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었던 건 178연대장님의 축구 철학이 한몫했지 않나 싶다.
배불뚝이 대위들
군대에선 16시에 체력단련을 한다. 업무시간에 체력단련 시간을 주는 직장은 군대밖에 없을 거다. 이걸 잘 활용하는 간부도 있고, 그렇지 않은 간부도 있다.
흔히 계급이 올라 짬이 차면 직책에 따라 체력단련을 나가지 않는다. 업무 때문에 운동할 시간이 없다곤 하지만 내가 경험했을 땐 핑계다. 게을러서 운동을 거르는 군인들도 있다.
직업군인들은 1년마다 체력측정을 하는데 불합격할까 봐 노심초사하는 배불뚝이들이 더러 있었다. 그런 배불뚝이들은 노심초사만 할 뿐 노력은 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코스가 수월한지, 어느 감독관이 융통성이 있는지 고민할 뿐이었다.
대위가 되니 나도 배불뚝이가 되어갔다. 체력측정 날이 되면 평소에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요령만 바랐다. 살은 쪄갔고, 체력은 떨어졌다. 체력이 떨어지니 업무와 자기 계발에 의욕을 잃어갔다.
어느 제약회사 광고 문구처럼 먹어 본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
운동한 날과 운동을 거르고 게으른 시기를 지냈던 날의 차이는 분명하다. 경험상 운동은 삶의 활력소임에 틀림없다. 몸은 잠시 고될 수도 있지만 번아웃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 멘탈을 다스리고 의지에 지구력을 더해주는 건 다름 아닌 체력이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피로감을 버티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른다"
-드라마 미생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