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를 통해 보는
우리는 사소하게, 혹은 크게
살면서 많은 잘못들을 하며 살아간다.
신호가 아닌데 무단횡단 하기도
아무도 없을 때 쓰레기를 버리기도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혹은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기도.
혹은 그 이상?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 밖의 일은
왜 더 청소년기에 많이 일어나는 걸까?
또한 어디까지가 '죄'이며 그 적절한 '벌'은 어디까지일까?
연진에게 동은이 하는, 시청자는 통쾌하지만 연진 입장에서 피가 마를 이 질문.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하고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더 글로리'의 한 장면이다.
대표적인 주인공은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가해자들로 구분되어 나온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대표되는 문동은(송혜교분)과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대표되는 박연진 ,전재준, 이사라, 최혜정, 손명오 가 아역과 성인 배역으로 이어서 나오고.
선과 악이 모호한 부분에서 문동은의 조력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여정,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 그리고 문동은의 조력자이자 함께 일을 도모하는 강현남이 주축으로 나온다.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문동은은 학창시절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엄청난 뒷백을 갖고 있었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던 박연진을 필두로 전재준, 이사라, 최혜정과 손명오에 의해 지독한 학교 폭력을 당했다. 고데기로 몸이 지저지고 수치스러운 일을 당했다.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담임선생님은 결국 동은을 폭행했으며 경찰서에 신고해도 신고한 자신만 비난받은 채 제자리로 돌아왔다.
친구들은 침묵했고 결국 그녀는 자퇴를 결심했다.
자퇴 사유에 학교폭력이라고 적었지만 학교폭력 가해자의 부모들과 문동은 자신의 엄마가 합의금을 받아 자퇴사유를 변경하게 되면서 그녀의 억울함과 상처는 어디도 기댈 곳이 없어졌다.
자퇴한 그녀의 학교. 매번 폭행을 당했던 체육관. 다시 가고 싶지 않았던 그곳을 스스로 터벅터벅 걸어들어간 그녀는 연진을 만나 연진에게 묻는다.
"너 꿈이 현모양처라면서, 진짜야?"
연진과 그녀의 친구들은 미친거 아니냐며 비웃는데 , 누군가 그런 동은에게 너는 꿈이 뭐냐고 묻자 동은이 대답한다.
"내 꿈은 이제부터 너야 연진아.또보자. "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던 동은, 동은은 공장에서 열심히 일해 결국 교대를 거쳐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초등학교 교사가 된다. 그녀가 교사가 되던 해, 정말 연진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다.
동은의 계획대로 모든게 이루어져 있었다. 그 이후로 치밀하게 짜온 계획들.
웃으면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잊을까 두려워 잘 웃고 살지도 않았던 동은은 우연한 계기에 주여정을 만난다. 그는 누가 봐도 아쉬울 것 없는 온 가족이 의사라는 타이틀과 병원장의 아들로 동은은 처음 그를 멀리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다가오는 그와 결국 가까워지고 그에게도 깊은 상처가 있음을 알게 된다.
주여정의 아버지 , 즉 병원장은 살해를 당했던 것. 그 피의자는 감옥에 있음에도 주여정의 가족을 비웃으며 반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주여정은 늘 그를 죽이는 상상을 한다.
문동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복수를 말리려던 여정은 전신에 화상을 입은 그녀의 몸을 보고 결심한다.
"뭐부터 하면 돼요? 제가 할게요. 그 칼춤추는 망나니"
한편 동은은 연진의 딸 학교 담임이 되기 위하여 그 학교의 이사장의 약점을 찾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며 계획을 짜게 되는데. 이를 발견한 강현남은 동은에게 자신이 동은을 돕겠다며 나선다. 이렇게 일년 이상 같은 일을 치밀하게 하는 사람은 뭘 해도 할 것 같았다며. 그러면서 그녀는 부탁한다
"제 남편을 죽여주세요. "
현남 역시 오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그렇게 한 배를 타게 된 두사람. 둘은 연진과 그의 주변인들을 치밀하게 관찰하며 서서히 그들에게 다가간다.
연진의 남편 하도영은 소위 '나이스한 개자식'으로 불리는 , 완벽을 추구하는 듯 하지만 목적지향적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신경쓴다기 보다 자신이 목표하는 바에 부합하면 선택하는 사람이다. 연진과의 결혼도 그러한 측면에서 선택한 듯 하다.
다른 사람에게 그럴 듯 해 보이기 때문에 선택한 결혼, 미학적으로도 깔끔하며 완벽한 바둑을 좋아하고 그러한 그에게 다가가기 위해 동은은 오랜시간 치밀하게 바둑을 배워 그와 가까워지게 된다.
바둑은 상대가 만들어놓은 완벽한 집을 하나씩 무너트리는 게임이라는 말처럼 연진이 세워놓은 연진의 틀을 서서히 무너뜨리며 숨통을 조이는 동은의 복수극을 다룬 이 드라마.
학교의 가해자 처벌
학교폭력이 신고되면 학교에서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가 열리게 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각하면 자치위원회 선도 조치가 이행되기 전 학교장 재량으로 조치가 취해진다. 자치위원회 선도 조치가 내려지면 학교장은 14일 이내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이때 가해 학생 보호자의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다.
가해 학생에게 내려지는 조치는 피해자에 대한 서면사과, 피해자 및 신고자에 대한 협박과 보복 행위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사회봉사, 교내외 전문가에게 특별교육 이수 혹은 심리치료, 학교 출석 정지, 학급 교체, 전학, 퇴학 처분으로 9개가 있다. 한 번에 하나씩 적용될 수도 있고, 여러 개가 동시에 적용될 수도 있다.
학교폭력의 정도가 심할 경우 출석 정지부터 퇴학 처분까지 조치가 내려지는데, 최대한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가령 전학 조치가 내려지면 피해 학생의 보호 거리 확보를 위해 인근 학교로 전학할 수 없으며, 같은 상급학교 진학시 피해 학생을 우선적으로 배정하게 된다. 만약 가해 학생이 선도 조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면 추가로 다른 징계를 받을 수 있으며 모든 기록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남는다. 가해 기록이 남겨진 학생의 생활기록부는 졸업 후 5년 동안 보존되며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시 전형 자료로 제공된다.
경찰의 가해자 처벌
학교폭력으로 고소되면 가해 학생의 나이에 따라 다른 법이 적용된다. 14세 이상은 형법 혹은 소년법이 적용되며 10세 이상 14세 이하는 소년법, 10세 미만일 경우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형사처벌이나 보호처분을 받지 않는다. 형사처벌은 형법에 따라 상해, 폭행, 협박, 약취 혹은 유인, 모욕, 재물 절취일 경우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가해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1년에서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이 가능하며, 최소 2백만원, 최고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게 된다. 단 약취 혹은 유인의 경우 벌금형은 없고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있다. 또 10세 이상 19세 미만일 경우 소년법에 의해 보호처분될 수 있다. 단순 폭행의 경우 만약 피해 학생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작성하면 더 이상 형사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폭행치상이나 상해인 경우엔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된다. 형사사건은 경찰에 고소, 고발을 하게 되면 수사, 기소(공소제기), 형 집행 순으로 형사재판 절차가, 보호사건은 소년부의 접수, 조사, 심리, 보호처분 집행 순으로 소년보호재판 절차가 진행된다.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이 합의를 하게 되면 처벌 수위는 낮아진다. 대신 가해자 측은 합의를 통해 치료비 등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형사처벌과 상관없이 민사재판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데, 제소 전 화해 절차, 서면에 의한 화해 등 다양한 분쟁조정제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드라마상에서 어느정도인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연진의 집안은 부자로, 동은의 집은 고시원에 사는 것으로 봐서 어렵게 나온다. 이런 그녀들의 상황에서 가해자측의 합의라는 것은 결국 동은을 무력하게 만드는 절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렇게 하기엔 너무 페어플레이 아닐까?"
그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피해자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신체와 정신적인 상처를 입었다. 특히 몸에 난 상처는 말할것도 없지만 청소년기 한창 예민하고 무력한 시기에 받은 그녀의 정신적 상처는 어떤 것으로도 보상이 어렵다.
실제로 학교에 있는 현장에서도 솜방망이식 처벌은 계속되고 있기에 이러한 학교폭력이 음지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이른바 ‘고대기 학폭’을 내용으로 다루면서 17년 전 충북 청주에서 벌어진 학교 폭력 사건이 재조명 받고 있다.
‘고데기 학폭’은 2006년 5월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린 사건이다. 드라마에는 학교폭력 가해자들이 “고데기 온도를 체크한다”며 피해학생의 신체 곳곳을 고데기로 지지는 장면이 나온다. 고문과 다름 없는 이런 행위는 실제로 17년 전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피해학생은 중학교 3학년 A 양이었다. A 양은 한 달 가까이 3명의 친구들에게 고데기와 옷핀 등으로 폭행을 당해 팔·다리·허벅지·가슴 부위에 상처를 입었다.
가해자들은 돈을 요구하고 피해자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집단구타를 하며 고데기로 팔을 지지기도 했다.
A 양은 꼬리뼈가 튀어나오고 심한 화상을 입어 청주시내의 한 병원에서 5~6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A 양은 “수일 간격으로 고데기 온도 체크가 진행됐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라며 “심지어 아물던 딱지를 손톱으로 떼어버리는 ‘의식’ 같은 형벌도 자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지만 두 명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을 잡아서 도망갈 수도 없었다”고 끔찍한 상황을 전했다.
보도 직후 주범인 가해자 B 양은 구속됐다. 오랜 기간 학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학교와 교사들은 행정처분을 받았다.
범행 도구가 고열을 뿜어내는 미용도구였다는 점, 범죄가 장기간 잔혹하게 자행됐다는 점에서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잊혀졌던 이 사건은 ‘더 글로리’를 통해 다시 조명 받게 됐다
학교폭력을 다룬 송혜교 주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인기와 함께 태국에서 학교폭력 문제가 조명되고 있다.
태국 소셜미디어(SNS)에는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을 털어놓고 고발하는 내용과 더불어 진상 규명과 반성을 촉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글에는 '타이 더 글로리'(Thai The Glory)라는 해시태그가 달린다.
의혹이 제기된 유명인들은 해명과 사과에 나서고 있다.
11일 마티촌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빌킨'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태국 가수 겸 배우 푸티퐁 아사랏타나쿤(23)은 과거 친구의 SNS에 남긴 댓글이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댓글이) 사실과 다른 내용임을 인정하며, 친구에게 연락해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분별없이 행동했다"고 반성했다.
빌킨은 '마이 앰뷸런스', '아이 톨드 선셋 어바웃 유', '아이 프로미스드 유 더 문'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가수로도 활동해왔다.'옴파왓'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태국 배우 파왓 칫사왕디(22)도 자폐증을 가진 학생을 괴롭혔다는 의혹이 일자 지난 8일 사과했다.
그는 "중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유치한 장난을 쳤다"며 "친구에게 상처를 줘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죄책감을 느끼고 살 것"이라며 "어린 시절 저지른 장난으로 피해를 본 모든 이에게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에릭h에린슨의 '정체성'이란 책을 살펴보자.에릭 h에린슨은 20세기 영향력있는 정신분석학자로 유명한 사람이다. 190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1994년 미국에서 사망했으며 프로이트의 딸 아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훈련을 받았다. 프란츠 보아스, 마거릿 미드와 같은 미국인류학자들과 프로이트의 연구를 결합하여 자신만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을 구축했는데. 그는 정체성과 특히 청년기에 관심을 갖는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많은 문화권에서 '청소년기'는 초기 정체성 형성의 시기로 소위 청소년 하위문화로 불리는 문화를 확립하려는 많은 시도를 한다고 말한다.
청소년기에는 병적으로 다른사람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그리고 자신들의 이상적 원형에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에 열중한다고 말한다.
청소년기에는 두가지 가치가 대립하는데 에릭 에린슨은 정체성이란 가치로 사람을 해석한 만큼 , 자신이 가치있어 보이는 것에 대해 충실함을 보이는 동시에 어리석고 지나치게 헌신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는 사람의 시기를 본성에 충실한 유년기와 능력이 점차 나타나는 학령기 , 그리고 청소년기로 나누는데 이러한 청소년기에는 다양성을 파악하도록 준비가 되는 시기라고 말한다. 성인이 되기 이전에 극단을 먼저 시험하는 시기인 이때 우리는 청소년들의 반항, 일탈, 비행, 자기 파괴적 경향등을 볼 수 있다.
그는 청소년기에 자기성애, 과장, 장난기는 모두 생식기 능력과 운동성 성숙에 의해 엄청나게 증폭되는 것이며 이때문에 청소년들은 '정신없이 바쁨, 스포츠에 몰두함, 신나는 춤 등으로 표현된다'고 도 말한다.
그는 청소년기 만큼 인생 주기의 다른 어떤 단계에서도 자신을 찾겠다는 약속과 자신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위협이 공존하는 시기가 흔치 않다고 이야기한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청소년들을 표현할 수 있다고 그는 이야기하는데 덧없는 멜로디와 기계적인 맥동이 그 대표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앞서 말했듯 청소년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처럼 내적으로 외적으로 격동의 시기다. 그럴듯한 심리학자의 말을 빌려오지 않아도 타인을 동경하고 집단의 시선이 중요하며 그럼에도 내 안의 무수한 질문들이 일어나는 시기임을 이 시기를 겪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한다. 때문인지 이 시기에 일어나는 학교폭력은 더욱 잔인하고 점차 치밀해져 가고 있다.
청소년이란 이러한 '특수성'이 누군가를 괴롭혀도 되는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이다. 누군가에게 이 상처는 평생 극복해야 할 상처로 남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학교폭력을 했던 가해자들의 신상이 사회에 모두 알려져 그들의 일상이 무너져야한다고.
하지만 모든 극단이 맞닿아있듯 , 우려되는 것은 현재 너도 나도 일어나는 일종의 '마녀사냥'같은 감정적 과거소환이 과연 정답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 삶은 드라마처럼 흑백이 명확하고 간단하지 않아서 그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미 죗값을 치른 사람에게 어떤 면에서는 이것이 가중 처벌이 될 수도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더 글로리'가 불러온 사회적 움직임이다. 한 유명 유튜버가 방송에 나와서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던 사실을 고백하며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아직 한국 사회 문화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사람은 무엇인가 부족한 사람, 모자란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에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문제의식을 찾는다고. '더 글로리'가 불러온 움직임은 피해자가 더이상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는 깨달음이며,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성찰임과 동시에 이러한 이야기를 더 공론화 시켜서 이야기 할 수 있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의 조성이다. 이제 가해학생보다 피해학생에게 더 집중해야 할 때이다.